방 안에서 울기도 했고 하루 종일 한강 둔치를 걸으며 화를 삭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조차도 기진맥진해졌다. 친구와 수다로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자신의 불운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이달갑지 않게 여기는 게 느껴졌다. 같은 처지의 친구들은 동병상련보다 불운이 옮겨 올까 저어했고, 직장인 친구들은 취직하면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오히려 직장 생활의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런데 그것조차 부럽다고 하면 마치 뭘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해 소진의 마음은 다시 초라해지기 일쑤였다.
엄마에게 한탄하는 것도 더 이상 힘들게 됐다 엄마는 소진이 떨어졌다고 하면 당연하다는 듯 어서 짐을 싸 내려오라고만 한다. 그녀는 그럴 수 없기에 엄마의 태연한 제안이 서운하고 답답할 뿐이다. 이제 면접을 망치거나 떨어졌을 때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은 집에 와 씻고 술 마시고 자는 것밖에 없었다. -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