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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강 ㅣ 웅진 세계그림책 271
에런 베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12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에런 베커의 나무와 강은 글 없이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독특한 그림책이다. 에런 베커는 워낙 글 없는 그림책을 쓰기로 유명한 작가라고 하지만 사실 난 그의 책을 처음 보기에 이 책의 구성과 전개가 무척 궁금했다. 이 책은 강의 흐름과 나무의 성장을 중심으로 자연과 시간, 그리고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보여주고 있다.
첫 장을 펼치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강물은 끝없이 흐르고 나무는 서서히 자라며 사계절의 변화를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변화하는 자연과 주변 환경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독자는 그림 속에 몰입하게 된다. 작가는 강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나무를 통해 생명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지속성을 전달한다. 특히 말이 없는 구성은 독자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남기며, 각자가 고유한 해석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디테일한 그림이다. 강을 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풍경과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세밀한 묘사는 깊은 사색을 이끌어낸다. 글이 없는 책이기에 디테일한 그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나무와 강이 함께 맞이하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인간은 작은 존재로 그려지며, 자연의 거대함과 웅장함이 두드러진다.
또한 책을 읽으며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강과 나무라는 단순한 요소를 활용해 독자들에게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류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하다.
나무와 강은 어린이의 동화라기 보다 어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감상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이야기를 상상하며 완성해 나가는 그림책이다. 작가의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체는 독자에게 편안함을 주면서도, 자연과 시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끌어낸다. 어린이보다는 어른에게 적합한 주제란 생각이 든다.
나무와 강은 글 없는 그림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보편적이고 강렬하다. 이 책은 한 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다시 펼쳐보며 그 안에 담긴 풍경과 이야기를 되새겨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글이 없기 때문에 볼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