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한 아오바 유가 20세가 된 그해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이라 해서 과연 이 나이 때의 작품은 어떤 내용과 방향성을 그리고 제목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가 무척이도 궁금해서 읽어 본 이 책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책 제목은 천재 음악 청년으로 표현된 주인공인 기리노 줏다가 보컬로 활동하는 4인조 밴드 THE NOISE of TIDE(파도의 잡음)의 노래 제목으로서 ‘타성에 젖은 삶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즉 ‘발버둥 치는 마음’을 표현‘한 거라고 역자는 소개하고 있다.
이 소설을 그렇게 무료한 일상을 이어나가는 직장인 가와사키 하루카의 얘기로 시작하는 데 우선 ’프롤로그_ 잠들지 못하는 밤(2019년)‘에서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우연히 THE NOISE of TIDE라는 밴드의 노래를 듣게 된다. 무명의 밴드로서 정지된 이미지에 음악만 입힌 단조로운 영상임에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이 노래에 푹 빠져들지만, 밴드의 보컬인 기리노 줏타가 지난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 곡이 뒤늦게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궁금증과 그 이야기 전개를 암시한다.
이어서 주인공인 줏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인물들과의 중학교 때부터 현재까지의 해당 연도를 시점으로 하여 그 진실을 하나하나 펼쳐나가면서 얘기해 나간다. 우선 주인공의 첫사랑 여자친구로 수영을 배우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나쓰카와의 중학교 시절 얘기인 ’제1장_ 잘 가 원더(2006년)‘, 훗날 주인공과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아이 노조미(희망)를 낳고 키우는 세이라와의 고등학교 시절 얘기인 ’제2장_ 백설(2009년)‘, 주인공과 4인조 밴드를 꾸렸지만 결국 꿈을 포기하고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마사히로와 대학교 시절 및 이후 사회생활 때의 얘기인 ’제3장_ 태어나다(2015년)‘, 주인공의 아버지인 ’기리노 규타‘와 한때는 3인조 밴드를 구성했으며 현재는 유명한 음악인이고 관련 기업대표로 성장한 기타자와 얘기인 ’제4장_ blind mind(2018년)‘, 동 제목이 중심이 된 음악제에 참석한 후 주인공에 관심을 갖게 되고 꿈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 출판사에서 근무하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기자 히카리의 얘기인 ’제5장_ 파안(2019년)‘,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한 고교 시절 친구인 세이라의 마음 상태와 현 상황 얘기인 ’에필로그_ 다시(현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설책에는 책 제목의 가사가 수회에 걸쳐 반복되고 그 내용을 음미하다 보면 그 줄거리도 보인다. 그래선지 이 소설책에는 ’연결‘과 더불어 ’예감‘이라는 단어도 계속 반복된다. 각 장별로 나오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앞에서 설명한 거처럼 직・간접적으로 나중에 가면 모두가 연결고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의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하겠다. 또한 “모든 것은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는 소설 속 대사처럼 인물뿐만 아니라 일련의 사건들도 역시 느슨하게 연결된다. 어디서부턴지 모르게 이어지고, 서로 만나 흔들리고, 또 증폭된다. 그 과정에서 마사히로와 기타자와의 밴드처럼 무너지기도 하고 나쓰카와 히카리처럼 계속 나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소설책에서는 시간은 흐르고, 마음속 파도는 오가고, 삶은 어떤 방향으로든 계속 이어질 것임을 또 한 번 ‘예감’할 뿐이다라고 얘기한다.
약관 20세라는 나이에 이러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신생 젊은 작가답게 세이라의 고등학교 시절 문란한 사생활 얘기를 읽다 보면 파격적인 그 얘기에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은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서 자신의 꿈과 앞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을 작가의 진솔함이 배어 있다 하겠다. 인생이라는 길고도 먼바다를 항해하면서 격랑이 치는 바다에서뿐만 아니라 잔잔한 파도에서조차 빠져 허우적대는 우리네 인생살이가 투영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한번 나 자신의 삶을 관조하며 젊은 작가의 맘을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가졌음 한다. 짜임새 있게 스토리 전개가 참 잘 구성된 책이다.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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