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신사 세계추리베스트 17
시바타 렌자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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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추리 소설하면 일반적으로 우리는 흔들의자에 앉아서 파이프를 문채 사건을 푸는 냉철한 홈즈의 눈동자를 떠올리게 된다. 여태껏 추리소설사에선 많은 종류의 탐정이 등장해왔다. 결벽증 환자, 혹은 늙은 노부인, 심지어 고양이까지. 하지만 그 존재의 여부가 아직 미확인적인 유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추리소설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추리학적인 면에서 볼대 이 소설은 그리 대단치만은 않다. 어떤 사건을 객관적으로 추리하여 푸는 일반적인 탐정들의 이야기완 전혀 다르게, 이것은 한 초월자인 유령신사에 의해 해설되고 서술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지루하지 만은 않다. 소설에 등장하는 완점범죄를 저지르려는 범인들의 미쳐 밝혀지지 않은 헛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또한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존재이다. 그의 정체는 단순히 유령이란 객체로 규정짓기엔 모호하다. 그는 인간의 내부에 잠재돼 있는 또다른 관점의 대변자이며, 이성을 초월한 날카로운 직감의 반영이기도 하다.

유령신사. 읽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재밌는 글이다. 전혀 다른 추리소설을 만날수 있다는 것도 추리소설의 팬으로선 기쁜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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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지음, 정성호 옮김 / 한겨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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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표지를 보면 정말 황당하다. 90년대 초반에나 유행했을 싸구려 공포만화 표지 같은 엉망인 그림에 저런 대사라니.. 솔직히 십이국기의 외전격이 작품이라는 정보가 없었던들 누가 저런 책에 손을 대고 싶어했을까가 내 느낌이다. 하지만 내용은 그런 겉모습관 사뭇 다르게 흥미진진하므로 안심해도 좋다.

이책은 십이국기에서 흑기린으로 나오는 다카사토의 뒷이야기이다. 뿔이 잘린 기린으로 자신의 기억을 잃고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온 그는 십이국기에서 그의 여리고 귀여운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겐 안쓰러울정도로 음울하고 상처많은 모습으로 자라난다. 줄거리를 말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질거 같다. 한마디로 이책에서 오노휴유미가 쓰고 싶었던 것은 '인간에 대한 믿음' 이 대체 얼마나 이해타산적이고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서인거 같다.

오노후유미 특유의 섬세한 필체로 쓰여진 사람들간의 갈등, 그리고 진정 믿었던 사람마저 결국은 자신을 위한 행동이었음이 밝혀지는.. 그 저열한 그러나 한편으론 수긍이 가능 감정. 이책은 인간관계에 대한 단면을 사뭇 보여준다. 십이국기의 팬이라면 읽어도 좋을 책이리라, 단 표지는 없다고 생각하고 보라. 뭣하면 검은 종이로 덮어버리고 읽는게 더 현명한 선택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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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오디 R.O.D 4
쿠라타 히데유키 지음, 황상훈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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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뭇 괴상하다. 주인공인 요미코 리드먼이란 여자는 책을 엄청, 아니 집착이라고까지 여길정도로 좋아하는 독서광이다. 매일 서점을 순례하고 하루에 사다놓는 책만해도 수십권이 넘어버리는, 집은 책을 진열해놓을곳이 없어서 바닥에 쌓아놓는 독서광들이 보면 할렘같은 생활을 하는 여인이다. 어딘지 맹해 보이는 얼굴과 큰 뿔떼 안경을 쓴 그녀는 독서광이란 점을 빼면 무엇하나 내새울게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에겐 하나의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대영제국 첩보원인데다 모든 종이를 다루는 능력의 소유자 PAPER 인것이다. 이미 애니로도 반영된 이 작품은 확실히 재미있다. 무엇인가 얻기를 바라는 사람은 이책을 보지 마라. 단지 즐기기 위해 보라. 작가가 그려내는 상상력의 나래를 타고 스팀 판타지의 로망과, 초자연적인 결투 그리고 맹하지만 결코 싫지 않은 매력적인 여인 요미코 리드먼의 이야기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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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마스터 17
시바타 요쿠사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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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마스터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격투만화이다. 매화마다 강적들이 등장하고 성장해나가는 시스템은 흔히 말하는 점프식 시스템, 드래곤볼류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해간다. 그림은 어떠한가? 거친 펜터치와 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과장된 묘사와 난무하는 폭력성 어느것도 타 만화와 비교시 나은점은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도 몇가지 장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 격투활극의 주인공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란 것이다. 에어마스터란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는 주인공은 과거엔 체조를 했었던 특이한 설정의 여고생이다. 약간 멍해보이기도, 시류를 모르는 격투 바보인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또 이 책을 보게 만드는 매력이다. 매니아를 위한, 매니아를 위한 만화이다. 당신이 격투바보라면 봐도 좋을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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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나이프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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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뉴엘 베른하임의 첫작품인 잭나이프는 극도로 간결된 문체로 서술된다. 군더더기가 배제된 마치 최소한의 문장만을 정제한듯 싶은 이 책의 문체는 주인공의 심리와 맞물려 독특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매일 매일 반복적이고 무기력한 삶을 살던 엘리자베스는 그에 대한 반항일까? 어느날 자신이 항상 지니고 다니던 잭나이프로 지하철에서 한 남자를 찌른다. 자신의 파멸을 추구할지도 모르는 이러한 일탈적 행위는 세실이라는 한 남자와 만나게 되는 계기를 준다.

자상하고 완벽한 남자 세실. 그 후 엘리자베스와 세실은 가장 이상적인 동거 생활을 들어간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여자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세실의 마조히즘적 욕망과 그가 언제 떠날지 불안해하는 엘리자베스의 위험한 줄타기 같은 동거였다. 그리고 세실이 마침내 엘리자베스에게 실증을 느낄때의 조짐을 보이자 그녀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책은 어찌보면 킬링타임용 소설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인이 품고 있는 소외감과 타인에 대한 갈망, 비뚤어진 욕망을 대변하며 꼬집고 있는 날카로운 글이다. 우리에게도 마음속에 숨겨둔 날카로운 잭나이프로 상대방을 상처입혀서라도 그를 소유하고 싶어하고, 혹은 누군가가 자신을 그렇게 잡아주길 원하는 비뚤어진 욕망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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