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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신사 ㅣ 세계추리베스트 17
시바타 렌자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추리 소설하면 일반적으로 우리는 흔들의자에 앉아서 파이프를 문채 사건을 푸는 냉철한 홈즈의 눈동자를 떠올리게 된다. 여태껏 추리소설사에선 많은 종류의 탐정이 등장해왔다. 결벽증 환자, 혹은 늙은 노부인, 심지어 고양이까지. 하지만 그 존재의 여부가 아직 미확인적인 유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추리소설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추리학적인 면에서 볼대 이 소설은 그리 대단치만은 않다. 어떤 사건을 객관적으로 추리하여 푸는 일반적인 탐정들의 이야기완 전혀 다르게, 이것은 한 초월자인 유령신사에 의해 해설되고 서술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지루하지 만은 않다. 소설에 등장하는 완점범죄를 저지르려는 범인들의 미쳐 밝혀지지 않은 헛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또한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존재이다. 그의 정체는 단순히 유령이란 객체로 규정짓기엔 모호하다. 그는 인간의 내부에 잠재돼 있는 또다른 관점의 대변자이며, 이성을 초월한 날카로운 직감의 반영이기도 하다.
유령신사. 읽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재밌는 글이다. 전혀 다른 추리소설을 만날수 있다는 것도 추리소설의 팬으로선 기쁜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