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뮤지엄 - 디자인으로 읽는 인간 욕망의 역사
김신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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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나에게 디자인은 '예쁜 것'이다. <디자인 뮤지엄>은 그 '아름다움'이 결과이지 이유가 아님을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기능적인 불편함보다 미학적인 부분에 점수를 더 주는 편이긴 하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예쁜 것에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것은.


책의 구성이 인상적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살다', '다루다', '기록하다', '보다'라는 인간의 행위를 기준으로 네 개의 '전시실'로 짜여 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하는 기분이 든다.


읽는 내내 부제에 눈이 갔다. '디자인으로 읽는 인간 욕망의 역사'.

인간의 욕망과 디자인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간과 사물의 변천사가 나온다. 부엌, 욕실, 조명, 의자 등등. 초창기의 디자인은 투박하고 기능이 전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좀 더 편리하고 좀 더 아름답게 변해 간다.


앉을 수 있으면 의자로서의 기능은 다하는 셈이다. 그러나 인류는 수천 가지 디자인의 의자를 만들었다. 그것이 필요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잉여다. 디자인은 거기서 자란다.


"19세기와 20세기 전반기에 일어난 디자인의 혁신적인 변화를 '모더니즘'이라고 일컬어요. 우리말로 하면 '현대성'이라고 할 수 있죠. 모더니즘의 핵심적인 가치는 보편성입니다. 모더니즘 이전의 모든 예술 사조, 문화적 변화는 권력을 위한 것이었어요."


과거에 디자인은 소수 권력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마음에 드는 조명이나 의자 하나쯤 자기 방에 들일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디자인의 민주화라고 부른다.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부록으로 실린 '일상의 풍경을 바꾼 디자인 운동'이었다. 이 부록은 '모더니즘'이 만들어진 배경을 다룬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공장에서 찍어 낸 물건들은 조악했다. 윌리엄 모리스는 일상의 물건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믿었다. 그에게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려는 욕망이었다. 그러나 장인들의 손으로 만든 물건은 비쌌고, 결국 그의 바람과 달리 부유층의 것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라기보다 시작이었다. 1919년 독일에서 문을 연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기술이 하나여야 한다고 보았다. 모리스가 등을 돌린 기계를 그들은 끌어안았다. 형태를 단순하게 만들면 기계로 찍어 낼 수 있고, 그러면 값이 내려간다. 마르셀 브로이어가 강철 파이프를 구부려 만든 의자가 그 증거였다. 아름다움이 목적이 아니라 대량생산이 목적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렇게 태어난 의자와 조명이 백 년이 지난 지금 예쁘다는 이유로 팔린다.


서평을 쓰면서 막힐 때 인테리어 쇼핑몰 창을 연다. 예쁜 화병과 거기에 꽂힌 꽃이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인간이 필요만 채우고 산다면 이것들은 모두 아무 쓸모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영영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은 아름다운 것, 더 나은 것을 갖고 싶어 한다. 소박한 한 끼를 굳이 예쁜 그릇에 담는 마음, 그것도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욕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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