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다른 마흔의 사소한 차이
클로이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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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론』에서 인간의 행복이 세 가지 요소에 좌우된다고 보았다. ‘무엇을 소유하는가’(재산), ‘무엇을 나타내는가’(명성), 그리고무엇이 되는가’(인격). 이 가운데 그는 마지막 요소, 곧 개인의 인격과 정신의 품격을 가장 본질적인 가치로 여겼다.


『격이 다른 마흔의 사소한 차이』는 이 통찰을 삶의 구체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흔히 마흔은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잡힌 시기로 여겨진다. 그러나 성숙함과 품격은 단지 나이의 숫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내면의 깊이, 그리고 꾸준한 실천을 통해 비로소 형성된다.


이 책은 품격을 하나의기술로 제안한다. ‘에티켓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etiquette에서 유래했으며, 루이 14세 시대 궁정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적어 놓은 작은 표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 기원 또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배려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처럼 품격 역시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매일의 사소한 선택과 반복되는 습관을 통해 길러지는 역량이다. 인상과 말투, 표정, 행동, 관계 맺음 등 일상의 섬세한 지점에서 드러나는 태도들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한 사람의 품격을 만든다.


저자는 15년간의 패션업계 경험을 통해, 진정한 우아함이란 명품 같은 외적 장식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작고 성실한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른의 품격은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드러난다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쇼펜하우어가 강조한 내면의 풍요로움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은 마흔이라는 시기를, 충분한 경험 위에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시기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 변화는 거창한 전환이 아닌, “생각보다 작고 우아한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 변화는 먼저 자신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되고, 점차 타인을 향한 태도로 확장된다. 예컨대, 주변 사람에게 사소한 일에도 다정함을 건네는 습관, 그리고 그 마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 누군가에겐 스쳐가는 순간일지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평생 기억될특별한 장면이 되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바로 그런 미묘한 차이에 있다.


실용성과 효율만으로 판단한다면 이러한 태도들은 사소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진정한 품격은 바로 그런보이지 않는 선택들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이 대목에서 나는 살짝 찔렸다. 새침하다는 말을 종종 들어온 나로서는 다정함이 타고난 성향이라 믿어왔다. 하지만 저자는 다정함 또한 매일의 작고 꾸준한 선택과 실천을 통해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고 말한다. 타고난 다정함은 없더라도, 의지와 노력으로 그런 사람이 되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내게 어떤 위안이 되었다.


결국 쇼펜하우어가 말한무엇이 되는가라는 물음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어떤 태도를 선택하느냐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다. 『격이 다른 마흔의 사소한 차이』는 이처럼 추상적인품격이라는 가치를, 무겁지 않게 구체적으로, 실천 가능한 삶의 지침으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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