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업가입니까 - 창업 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들, 출간 10주년 기념 개정판
캐럴 로스 지음, 유정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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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기만의 브랜드를 갖거나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끊기 어려운 직장인들의 달콤한 로망이다. 나 또한 반복되는 지루한 회의 시간, 메모장 한켠에 '나만의 플라워샵'을 구상하며 잠시나마 꿈꾸는 행복한 도피를 수없이 했었다


SNS와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성공 스토리들은 이런 꿈이 금방이라도 이뤄질 것처럼 속삭였다.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설렘 가득한 질문을 품으며 창업의 꿈을 가슴 한켠에 늘 간직했다. 하지만 이러한 달콤한 상상이 곧바로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어질 리 없다. 저자가 지적하듯 90%에 달하는 높은 실패율은 창업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프라인 플라워샵을 창업하기엔 초기 자본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리스크를 줄이고자 SNS에서 주문을 받아 제작하는 방식의 플라워 스튜디오를 집에서 몇 년간 운영했다. 아직도 첫 주문과 배달을 잊을 수 없다. 무언가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과 여러가지 개인적인 이유로 눈물이 핑 도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곧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주문이 많지 않은 플라워 스튜디오 일은 이익을 남기기보다 꽃을 남기는 일의 연속이었다.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는 사업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취미로 시작해 약간의 수입을 얻는 '죠비(job+hobby)',  '-비즈니스', 그리고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사업'이다. 내가 시도했던 플라워 스튜디오는 전형적인 죠비였다. 저자는 이러한 초기 단계의 사업일수록 실질적인 자본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때는 몰랐지만, 내가 시작했던 일이 왜 수익으로 이어지기 힘들었는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창업에 대한 환상을 가감 없이 걷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책의 대부분은 사업으로 성공하기 힘든 이유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주는 내용이다. 매년 수백만 명이 창업의 꿈을 안고 뛰어들지만, 대부분은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된다는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하지만 저자의 의도는 단순히 창업을 만류하는 것이 아니다. "빨리 실패하고 값싸게 실패하기"라는 조언에서 볼 수 있듯,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되 그 충격을 최소화하라는 현실적인 지혜를 전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검증'에 대한 강조다.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 위해 엄격한 자격 검증을 거치듯, 사업가도 그에 준하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파이어드-' 평가법을 통해 제시되는 구체적인 자가진단 방법은 막연한 우려나 격려 대신 실질적인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는 더 나은 창업을 위한 예방주사와 같다. 성공만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창업 서적들 사이에서, 이 책은 객관적인 현실을 마주하면서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지혜를 함께 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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