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다부사 에이코 지음, 윤지영 옮김 / 이마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솔직함'이 사람에게 다가서는 무기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외의 솔직함이 부담스러움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림체를 떠나 이야기만 생각해보면, 저자의 어머니는 병자에 가깝다. 제멋대로에, 남 생각은 일 푼도 하지 않고, 행동력만 넘치는 타입.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엄마 밑에서 자라면서 상처를 많이 입은 작가의 회고록(?)이다. 아동폭력의 수준은 아닐지라도, 부모가 자식을 제멋대로 대하면서 상처를 준 예는 허다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치유될 사람이 많을 것 같지만, 글쎄. 내가 저런 경험을 하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작품으로서 이 책은 함량미달에 가깝다. 자신의 경험을 그림과 이야기로 '표현'하면서 필요한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듯하다. 그렇다보니 툭툭 끊어지는 에피소드는 신세한탄으로만 들릴 뿐이다.


작품으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책을 덮으면서 '아직 이 사람이 아프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아직 아프기에 정리할 여력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이걸 그리는 행위 자체가 이 사람에게는 치유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그럼에도 내가 왜 굳이 이 책을 읽어야했나라는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역시나 완성도의 문제 같다. 작품의 완성도도 공감의 전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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