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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블룸 - 희망을 잃어버린 블룸 가족에게 까치 펭귄이 선물한 놀라운 기적
캐머런 블룸.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박산호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절망의 현실 속에 찾아온 까치 한 마리. 그 작은 변화가 일으킨 기적에 대한 이야기.
사진 작가 답게 사진이 매우 좋다. 끔찍한 이야기와 어울리지 않는, 일상의 따뜻하고 귀여운 사진들. 게다가 그 사진들이 글과 묘하게 잘 맞아들어간다(90년대 말에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더 블루데이 북'의 편집자가 편집했다고). 기적 같은 이야기이기에 영화 제작도 확정됐다 한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귀여운 까치가 만들어낸 '기적'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사진에 까치가 등장하지만, 여전히 이 책의 글은 끔찍한 사고의 기억과 그 이후의 좌절을 딛고 서있다. 책의 말미에는 사고를 당한 당사자의 글이 있는데, 이 글 또한 계속 마주하는 잔인한 현실을 솔직히 풀어낸다. 과거나 현재를 쉽사리 미화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줍짢은 위로나 희망을 던지기에는, 지금도 어려움과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 작은 계기가 그 깊고 깊은 어둠에 한 줄기 빛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그 작은 계기를 빛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가족의 사랑과 본인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어둠 속에서 틈이 좁을수록 새어들어올 빛의 방향은 더욱 또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