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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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를 위해 머나먼 나라로 떠난 성직자들의 이야기. 이방인으로 목적지에 도착하여 매일 매일 자신과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독이 가득 차 있다.


도미니크와 카트린은 자신들이 모든 이에게서 잊혀져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자신들의 존재가 무용하다고 여겨졌다. 농부들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지만 그들이 하는 성스러운 말들은 산의 메아리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그들으느 내면의 공허가 점점 더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외롭고 지쳐 있었다. (118~119쪽)


깊은 신앙심은 신이 아니라 자신을 독대할 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세계가 껍데기가 되어버리는 그 경지에 이르면 모든 인간의 감정 따위는 의미 없는 것이 되는 걸까?


그녀의 기도는 곧바로 핵심을 향했고 이제 유혹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세계는 속이 빈 조가비였다. (50쪽)


그러나 결국 인간은 고독과 마주한다. 그 고독은 흔한 고독이 아니라, 자신만의 고독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다시, 대답하지 않는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죽음은 흔한 것이지만 고독은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었다. (19쪽)


배경 설정이 매우 중요한 소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설. 문장 하나와 그 뒤 문장 사이의 거리가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 글은 또 처음인 것 같다. 모든 문장이 섬처럼 떠있고, 그 사이에서 독자는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그 외로움 끝에 찾는 것은 다시 인간이라는 다소 뻔한 결론일지라도, 그에 이르기까지 '다다를 수 없음'을 이토록 담담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한 소설은 흔치 않을 것이다. 21살에 이런 소설을 썼다니, 작가는 대체 어떤 소년기를 보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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