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 꽂아둔 지는 꽤 된 책인데, 이제서야 꺼내어 읽었다. 사실 이렇게 술술 읽어버릴지는 몰랐는데 정말 피서하는 기분으로 여유있게, 그러면서도 속도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었던 책.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역시 '대중적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국문과 출신으로 여러 문인들의 문집을 굉장히 많이 섭렵한 것 같다. 그 바탕에 글쓰는 솜씨까지 더해지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뭔가 가볍지만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나 많은 자료들의 출처를 밝혀가며 글을 쓰고, 그 꼭지들을 적절하게 묶어내는 기술(물론 이것은 '편집'의 힘이 크겠지만). 옛사람들과 함께하는 에세이랄까. 여튼 '운치'를 느끼며 하루 정도 피서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도구가 될 것 같다. 문장을 잘게 썰어 쉽게 쓰자는 연습을 계속하는데도 잘 안되는 나로서는, 이 책의 문장이 꽤나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