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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평점 :
가는 곳마다 소란을 일으키고 다니는, 현재 재활용 가게 '아마추어의 반란' 5호점 점장의 '공짜로 사는 법'.
하지만 이 '공짜로 사는 법'은 누구에게 빈대를 붙거나 아끼고 아끼는 그런 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 힘으로 멋대로 살아가기'라는 이 책의 기본 원칙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한테 신세만 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빈대 붙는 것도 지나치면 폐만 될 뿐이다. 게다가 남에게 얻어먹기만을 기대한다면, 지금처럼 바가지를 씌우는 경제의 포로로 잡혀 있는 얼간이 소비자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돈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그놈이 그놈인 셈이다.
폐만 끼치는 구두쇠가 되는 것은 인간 말종이 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까 돈이 좀 생기거나 먹을 것이 남으면 곤란에 처해 있는 주변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균형이 잡힌다!
그가 재활용 가게를 운영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인데, 어쨌거나 구의원 선거까지 나온 그의 여러 작전이나 데모를 보고 있으면 포복절도.
찌개 투쟁, '내 자전거 돌려줘' 데모, 3인 데모, 바람맞히기 데모 등. 그 중에도 '3인 데모'는 진짜 웃겼다.ㅋㅋㅋ
그가 구의원 선거에 나온 것도 당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데모(?)를 하기 위함이었다.
소리를 중시하는 이유는 우선 우리가 즐겁게 하기 위해서지만 주변의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의도 때문이다. 질서정연하게 데모를 해봐야 아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그게 뭔 데모람. 모처럼 '데몬스트레이션'으로 쌓이고 쌓인 불만을 터뜨리려고 작정했다면 틈만 나면 음향을 꽝꽝 울려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교통을 마비시켜 조금이라도 세상을 들썩거리게 해야 보람이 있다. 이게 바로 비폭력 직접행동이라는 거다. 까불지 말라는 경고를 귀청이 떨어지게 알리려면 마냥 예의 바르게 굴 수가 없는 법이다. 대혼란 만만세!
종종 '합법적' 집회 운운하면서 다른 사람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는데.
그 '합법'이 어떤 '합법'인지나 알고나 얘기하는 건가? 매미 소리보다도 작게 소릴 내면서 인도로 걸으라고? 푸훗.
'합법적'으로 하면 관심이나 가져줄 것처럼 얘기하는 그들의 위선에 이젠 구역질이 나온다.
선거로 당당히 뽑힌 사람을 왜 끌어내리고 욕하고 난리냐고? 당신들 기억력 참 안좋아. 당신들이 했던 건 기억 안나?
뭐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는 아니지만, 그가 쿠데타라도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던가?
인터넷에서 술자리에서 그렇게 대통령 까던 거 기억안나? 근데 지금 저 놈은 그것도 못하게 하잖아. 안그래? 웃겨요, 아주.
어쨌거나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노동운동과 다른 점은, 어떻게 하면 돈을 쓰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느냐를 고민한다는 거죠. 다시 말해 지금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어떻게 탈출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겁니다. 노동운동은 현존하는 체제 안에서 임금노동으로 살아가는 것을 전제로 삼고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대가를 받을까를 궁리하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그런 건 웃기지도 않는 수작이니까 일체 아무 것도 안하겠다고 떠들어대죠. "회사에서 일하지 않을 거야. 그냥 내 멋대로 살아갈 거야." 바로 이렇게요.
중간 중간 그가 실제로 벌였던 소동과 각종 표현들이 '푸훗!'하게 만드는 책이라 가볍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급진적인 '행동가'의 글인 셈이다.
최규석이 삽화를 넣었다는 그 이유 하나로; 책을 사서 보게 되었는데, 겉으로 포장된 그 가벼움에 비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 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