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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종의 이유
하워드 진 지음, 앤소니 아르노브 인터뷰,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가 'Terrorism and war'인 이 책은 하워드 진의 대담집이다.
두께가 아주 앏은 핸드북 수준의 책이고 형식 또한 대담집이라 쉽게 읽히지만, 매우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책.
이 책에서 하워드 진은 자신이 왜 '행동'하는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그는 '뭔가를 준비하지 않기 때문'에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며 '테러리즘'을 넓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정당한 전쟁'이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전쟁에서 민간인의 피해는 '고의적'인 것임을 역설한다.
비전투병력이라고?
제 생각으로는 일종의 제한전을 들먹이는 사람들은 군사 행동이 원래부터 자체 내에 제한을 두지 않는 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전술의 기초만 알더라도 저따위 단어는 쓰지 않을텐데도 버젓이 저따위 말을 지껄이면서 '국군'을 파병했다.
무능함이든 뻔뻔함이든, 둘 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하워드 진은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의 '연대'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희망이 없어보이는 이 시기에 희망을 본다'고 얘기한다.
부시가 승리했다는 사실(이 책은 2002년도에 출간됐다)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아르노브의 질문에 하워드 진은 이렇게 대답한다.
누가 백악관에 앉아 있는가가 아니라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가가, 그리고 누가 거리에, 노천 카페에, 정부 청사에, 공장에 있는가가 실제로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사람들이 배울 수 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누가 시위를 벌이고, 누가 관공서를 점령하고, 누가 집회를 벌이는가, 바로 이런 것들이 곧 일어날 사태를 결정해주는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살기 빠듯한데 신경 좀 끄고 살면 안되냐라고 하는 안이한 반응에 니묄러 목사가 나치에 대해 남긴 말을 인용해 본다.
개인적으로도 이것이 진정 '연대'를 해야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니묄러 목사는 독일의 루터파 신학자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U보트의 함장이었으나 전후 성직자가 되어 나치에게 저항하다
37년부터 45년까지 집단수용소에 수용됐고, 전후에는 서독의 군비 확충에 반대하는 평화운동의 지도자로 크게 활약했다.
이 부분의 언급은 1968년 10월 14일 독일 의회에서 행한 연설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습니다. 저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고,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 그들은 사회민주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습니다. 저는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자 그들은 노동조합 운동가들을 잡으러 왔습니다. 저는 노동조합 운동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유태인들을 잡으러 왔습니다. 저는 유태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저를 잡으러 왔습니다. 그때에는 저를 지켜줄만한 사람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서 인용되는 다른 책, '폭격의 역사'를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