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생태보고서 - 2판
최규석 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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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의 팬이었던 나는 최규석이 이 또 다른 단편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급하게 사들였다.

 

전작보다 훨씬 유쾌해지고 그러면서도 더욱 냉소적인 느낌을 주는 '습지생태보고서'

양지가 아닌 '습지'에서의 지지리궁상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 너무 괴로워하지 마. 지금은 그냥 네 꿈을 향해 달리는 수 밖에 없어...

- 그렇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는 그냥 달려야겠지?

- 그게 아니라... 성공하고 나면 다른 사람의 고통 따위는 보이지 않게 될 거라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낄낄대고 웃다보면 저 습지가 저들만의 서식지가 아님을 깨닫고는 급작스레 침울해지기도 한다.

결국 이 책은 침울로 끝내지 않는 약간의 상투적인 결말을 짓고는 있지만

실은 침울로 끝나지 않았을 뿐이지 습지자체가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셈이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습지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보다는 개체의 태도가 어떠한가가 제일 중요하다는 뻔한 결론.

뻔하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뻔한 것만큼 정당하고 어려운 것도 없다.

 

이 책이 강조하듯 '100% 공감 리얼궁상만화'지만, 나는 언제까지나 동감하며 살 것이다.

그것이 내 작은 '이상'에도 들어 맞는 것이며, 한편으로 현실적인 전략 면에서도 훨씬 실현 가능성이 큰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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