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 - 잘못된 의학은 어떻게 우리를 병들게 하는가
마티 마카리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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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사람은 태어나 병원에서 첫 울음을 터뜨리고, 삶의 대부분을 의사와 의료 시스템의 판단 속에서 살아간다. 성장의 순간마다, 질병 앞에서, 그리고 생의 마지막까지 우리는 의료에 의존한다. 그만큼 병원과 의사는 우리 삶에서 가장 강력한 권위를 가진 존재다.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은 바로 이 절대적 신뢰의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마티 마카리는 존스홉킨스 의대 외과 교수이자 공중보건 연구자로, 현대 의학이 과학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의료 현장은 관행과 권위, 그리고 이해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미 근거가 약해졌음에도 오래 유지되는 치료, ‘혹시 모르니까’라는 말로 정당화되는 과잉 검사와 과잉 수술, 그리고 의료사고를 개인의 실수로만 돌리는 구조까지.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왔던 의료의 이면, 즉 의학의 블라인드 스폿을 차분하게 드러낸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지금 우리가 접하는 의료 정보의 풍경이 떠올랐다.

요즘은 TV, 유튜브, SNS 어디서든 의사들이 건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말이 하나의 ‘정답’처럼 소비되면, 곧이어 특정 식습관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유행처럼 따라붙는다. 애플사이다비니거(애.사.비) 역시 그중 하나였다. 식전에 섭취하면 혈당을 낮춘다는 주장은 빠르게 확산됐지만, 이후 연구들에서는 일관된 인과관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흐름은 의료 정보가 과학적 검증의 축적보다 미디어와 시장 논리에 더 빠르게 편입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항생제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논의였다. 항생제가 장내 환경을 변화시키고, 그로 인해 다양한 질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흐름은 이미 축적되고 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자폐 스펙트럼과 관련된 연구 패턴 역시 조심스럽게 언급하며, 인과관계로 단정하지 않되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분명히 한다. 특히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와 관련된 논의는 항생제 처방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 선택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은 의사를 불신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의학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재정의한다. 좋은 환자란 조용히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의료는 전문가의 일방적 판단이 아니라, 환자와 함께 이루어지는 결정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 이 책을 읽고 나면 병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질문을 꺼내는 것임을 알게 된다. 의사를 의심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쉽게 믿어왔던 것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의사 개인이 아니라, 의학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해준다. 



📌 @woongjin_readers 웅진지식하우스로부터 제공받은 소중한 도서를 읽고 담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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