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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다 과긴장이에요 - 항상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불안하다…
오쿠다 히로미 지음, 한주희 옮김 / 어썸그레이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 오랜 시간 우리는 스트레스를 ‘관리의 문제’로 배워왔다. 일이 많아서, 환경이 힘들어서, 상황이 나빠서 지친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조건만 바꾸면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특히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살아온 사람일수록 그 믿음은 더 단단했다.
나 역시 23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있었다. 머리는 늘 생각해야 했고, 몸은 쉬지 않고 움직여야 했다. 그 긴장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 그것이 비정상이라는 감각조차 희미해졌다. 늦은 시기의 결혼과 출산 이후, 예전 같으면 버텼을 일들이 더 이상 버텨지지 않았을 때에도 나는 여전히 ‘주변 요인’이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거, 다 과긴장이에요]는 그 생각 자체를 다시 보게 만든 책이다.
📌 이 책에서 말하는 ‘과긴장’은 단순한 스트레스나 예민함이 아니다. 실제로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신경계가 항상 경계 상태를 유지하는 몸의 반응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상태를 성격이나 체질로 오해하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저자는 과긴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한다. 쉬지 못한 채 오래 버티는 환경, 참는 것이 익숙해진 관계, 긴장을 풀면 안 된다는 무언의 학습.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며 몸은 긴장을 생존 전략으로 고정시킨다. 그래서 상황이 바뀌어도, 일이 줄어들어도 몸은 쉽게 이완되지 않는다.
이 책은 해결책으로 생각의 교정이나 태도 변화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신체의 긴장을 낮추는 경험을 회복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긴장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몸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 특히 과긴장에 취약한 사람의 특징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셀프케어 방식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로 따라 해볼 수 있는 안내에 가깝다.
📌 우리는 늘 더 단단해지라고,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스스로를 몰아붙여 왔다. 하지만 저자는 문제를 ‘부족한 의지’가 아니라 ‘지나치게 긴장한 몸’으로 재정의한다. 이미 오래 잘 버텨왔기 때문에 몸이 그렇게 반응할 뿐, 회복은 고쳐야 할 내가 아니라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험을 늘리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 책은 차분하게 설명해 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과긴장에 취약한 사람의 특징을 읽으며, 그 목록 대부분이 나에게 해당된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였다. 예민함과 소심함, 완벽주의는 결함이 아니라 긴장을 유지하게 만든 조건이었다는 설명은, 나를 평가하던 기준을 바꾸게 했다. 일상에서 과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이 거창하지 않다는 점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 ‘조금 더 편하게 살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버텨온 시간이 길수록 몸이 더 긴장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이해하게 됐다. [그거, 다 과긴장이에요]는 스스로를 다그치느라 지쳐 있는 사람에게, 지금의 나를 다르게 이해해 보라고 조용히 건네고 싶은 책이다.
📌 @awesomegrey_book 어썸그레이 출판사로부터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소중한 도서를 읽고 담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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