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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틈새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 살다 보면 개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순간들이 있다. [슬픔의 틈새]는 바로 그 틈새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작품이다. 청소년문학의 대표 작가 이금이는 이번 소설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할린 한인의 역사와 여성들의 삶을 정직하게 그려냈다.
📌 1943년,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조선의 한 가족이 ‘돈을 벌 기회’라는 말에 이끌려 사할린의 탄광으로 향한다. 소녀 주단옥은 아버지를 만나러 떠난 길에서 가족의 해체라는 비극을 맞이한다. 도착 직후 ‘이중 징용’이라는 명목으로 일본 본토로 끌려가는 상황을 겪으며, 그들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광복이 찾아왔지만, 사할린 한인들은 귀환이 허락되지 않은 무국적자로 남는다. 일본도, 소련도, 조선도 아닌 애매한 자리에서 삶을 이어가야 했던 것이다.
이 작품은 단옥과 함께 사할린에서 만난 치요, 유키에 같은 여성 인물들의 삶을 통해, 민족과 국경을 넘어선 연대와 우정을 보여준다. 억압적 현실 속에서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는 ‘슬픔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다움’을 증명한다.
📌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역사는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낸 개인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단옥과 같은 인물들은 역사책 속 이름 없는 존재가 아니라, 분명히 숨 쉬고 꿈꾸었던 사람들이다. 어린 시절 외가에서 일본의 침략시절과 6.25로 황해도에서 부산까지 피난을 와야 했던 이야기를 듣고 자란 나에게 무겁고 아픈 이야기를 감정 과잉 없이 담담하게 써 내려간 작가의 글이 인물들의 고통과 희망을 함께 느끼도록 이끌었다.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저려왔지만, 동시에 희망의 빛은 슬픔의 틈새로 들어온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
📌 [슬픔의 틈새]는 역사와 개인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연결하는 소설이다. 억압과 상실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지켜낸 인물들은 지금 우리에게 “기억하라, 그리고 살아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슬픔의 시간을 건너는 과정 속에서도 결국 삶은 이어지고, 틈새로 스며드는 빛은 희망이 된다. 이 작품은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우리를 잇는 문학적 다리이며, 오래도록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 @sakyejul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출간전 이벤트로 제공받은 소중한 도서를 읽고 담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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