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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 - 죽다 살아난 인류 생존의 의학사 ㅣ 닥터프렌즈의 세계사
이낙준 지음 / 김영사 / 2025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 목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단은 혀뿌리 쪽 폴립. 위치가 깊숙해 전신마취와 후두미세경 수술이 필요했다. 입원 중에는 4시간 간격으로 바이탈 체크를 받았고, 수술 전에는 1시간마다 점검받았다. 그런데 수술실에 들어서자 맥박 측정이 안 돼 동맥에 관을 삽입해야 했다. 수술대 위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의료진을 보며, ‘작은 폴립 하나 제거하는 데도 이렇게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퇴원 후 통원치료를 받으며 문득 깨달았다.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의료기술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다면, 이 작은 수술조차 생명을 위협했을지도 모른다.
📌 이런 개인적 경험 속에서 만난 책이 바로 이낙준의 『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다. 의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인류가 질병과 싸우며 어떻게 현대 의학을 일궈냈는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책은 전염병으로 고통받던 시절부터 외과 수술의 혁신, 약물 개발의 빛과 그림자까지, 의학사의 주요 장면을 생생히 그린다. 천벌로 여겨졌던 혈우병과 한센병이 과학으로 밝혀지고 치료된 과정은 특히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받은 수술이 수백 년 의학 발전의 결정체라는 사실에 새삼 경외심을 느꼈다.
📌 책의 3장 ‘쾌락과 중독 사이’는 술, 커피, 담배 같은 일상적 물질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퍼지고 중독을 일으켰는지, 의학적·사회적 맥락을 엮어 설명한다. 특히 옥시콘틴과 탈리도마이드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인간의 탐욕과 기업의 이익 추구가 어떻게 의학을 잔혹한 도구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FDA 인증이 과연 ‘안전’을 보장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이 대목은 현대 의학의 윤리적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 책은 스페인독감의 오명, 카이사르의 23군데 자상, 세계대전 당시 ‘독일전차’처럼 잠도 없이 싸운 병사들의 비밀 등, 기묘하면서도 감동적인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저자의 망막박리 수술 경험은 특히 공감이 갔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축복”이라는 그의 말이 내 수술 경험과 겹치며 깊은 울림을 주었다. 100년 전보다 평균 수명이 두 배 늘어난 것도, 이 모든 외과적 도전과 실패, 혁신의 결과다.
📌 [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는 단순한 의학 지식 나열이 아니다. 인류가 아픔을 딛고 강해진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지금 누리는 의료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의학에 관심 없는 독자라도 역사와 스토리에 끌릴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녔다. 아픈 만큼 강해진 인류의 생존력, 그 결정적 장면을 이 책에서 만나보길 추천한다.
📌 @gimmyoung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소중한 도서를 읽고 담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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