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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만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 암 진단부터 마지막 치료까지 나답게 보낸 438일
강현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4월
평점 :
📌 20대 중반, 나는 유방에 이상이 생겨 보름 넘게 입원하며 병원의 상실감을 온몸으로 맛보았다. 같은 병동 환자들의 생명력을 잃은 눈빛은 아직도 선명하다. 공교롭게도 지금, 작은 수술을 앞두고 이 책을 집어 들었고,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묵묵한 손길이 새삼 감사하게 다가왔다.
📌강현성 작가의 [아파만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는 암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따뜻함과 희망으로 감싸 안는다. 책을 읽으며 오래된 기억이 불쑥 떠올랐고, 잔잔한 위로가 조용히 가슴을 채웠다. 작가는 투병 중에도 가족과 함께 웃음을 나누고, 마지막 방사를 마치고 집에 온 날 아이들과 집에서 축하 파티를 여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소소한 장면들이야말로 아픔을 넘어 삶의 빛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 이 책은 환자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곁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가족, 병원을 스쳐 지나가는 우리 모두에게 속삭인다. 특히 암에 걸린 딸이 걱정되어 한달음에 달려온 엄마와의 대화에서 “엄마, 나 안 죽으니까 걱정 마.”라고 말하는 대목은 가슴을 깊게 울린다. 아픔을 나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삶을 이어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모습은 투병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 “난 그저 하릴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아쉬웠고, 그 시간 동안 나를 불행에만 가두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뿐이다.” (p.146)
이 문장은 고통 속에서도 삶을 붙잡으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두려움에 잠식되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은, 결국 모두에게 닿는 희망의 메시지가 된다. 작가의 담담한 목소리는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어머니처럼 다가와 조용히 어깨를 토닥인다.
📌 결코 어둡지 않은 이 책은 삶의 소중함과 관계의 의미를 다정하게 일깨운다. 병실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봄 햇살처럼, 이 책은 조용히 독자를 감싸며 응원한다. 아픔을 겪은 이들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소중한 무언가를 다시 떠올리고 싶은 이들에게도 ‘암 진단부터 마지막 치료까지 나답게 보낸 438일의 기록’이 담긴 이 책을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 @namu_bench 나무옆의자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소중한 도서를 읽고 담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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