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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의 선택 ㅣ 초등 읽기대장
김영주 지음, 오삼이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1월
평점 :
미래에서 온 아이, 선택 앞에 서다
‘피아의 선택‘의 주인공 피아는 2101년에 사는 아이입니다. 하늘과 바다가 사라진 돔 속 세계에서 태어난 아이이지만, 동시에 다른 우주에서 온 라피키 엄마와 지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이기도 합니다.
라피키족의 전통에 따라 12살이 되면 받게 되는 ’시간 여행‘ 기계는 축복이면서도 위험한 선물입니다. 돌아오는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없는 불완전한 기계라는 점은,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언제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은유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와 피아의 친구 환상은 2026년, 지구가 파괴되기 직전의 시간으로 향하기로 결심합니다.
사라지기 직전의 지구를 만나다
2026년에서 만난 '한열매'와 그의 과학자인 아버지는 이야기의 윤리적 중심을 형성합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한 과학자, 그러나 그 연구가 역설적으로 파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여기서 작품은 과학과 책임,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피아가 처음으로 온전히 바라보는 푸른 하늘과 바다의 장면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구의 아름다운 자연에 감사하게 됩니다. 동해 바닷가 마을에 사는 저에게는 더욱더 푸른 바다와 맞닿은 하늘을 새삼 신비롭게 보게 합니다. 돔 속에서 자란 아이가 경험하는 실제 자연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지켜야 할 세계의 실체입니다.
우리는 피아의 눈을 통해 우리가 이미 익숙해져 잊고 있던 지구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지난 2025년의 여름의 더위를 새삼 기억하게 되고, 다가오는 2026년, 올 여름의 더위가 무섭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난을 돌아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아이들의 용기와 어른들의 세계
두 번째 시간 여행에서 피아와 환상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행동하는 존재가 됩니다. 과학자를 설득하고, 거대 기업의 탐욕과 맞서는 과정은 이 작품이 어린이책이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입니다. 아이들의 믿음과 끈기는 어른의 확신을 흔들고, 결국 역사를 바꾸는 계기가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 이야기가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작은 선택의 연쇄로 세계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피아가 환상에게 자신의 정체를 털어놓은 선택, 시간 여행을 감행한 선택, 과학자를 끝까지 설득하려 한 선택들이 모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의 선택들이 모여 우리의 생을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선택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바뀐 미래, 그리고 공존의 세계
마침내 돌아온 2101년은 더 이상 돔 속의 폐쇄된 세계가 아닙니다. 푸른 하늘과 바다가 있는 지구, 라피키와 지구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는 이 책이 제시하는 희망의 비전입니다. 과거를 바꾸는 일은 단지 환경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공존하는 미래를 여는 일이기도 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빠가 피아가 바꾼 세상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계시며 피아가 겪은 돔 속의 세상은 알지도 못한 채 마냥 평화로운 날이 지속됩니다. 피아가 용기를 내어 선택한 모험이, 개인적인 선택이 역사뿐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도 얼마나 깊은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