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서광현.박승걸 글, 김계희 그림 / 여름솔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디즈니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었다. 특히 디즈니 공주들은 더 이상 그림 형제의 잔인한 스토리 주인공이 아닌 어린아이들의 선망의 대상들로 꾸며진다. 그리고 그녀들에겐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기억할 얼굴이 생긴다. 나도 전세계 아이들처럼 디즈니 만화와 같이 컸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아이스 쇼에서 마녀의 얼굴로 된 컵에 들어있는 음료수를 마셨고, 알라딘 비디오를 무한반복으로 보면서 영어를 배웠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아무리 다시 봐도 끝까지 잠들지 않고는 보지 못했고, 고등학교 땐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제작한 미녀와 야수의 오케스트라에 참가해 연주하기도 했었다. 신데렐라는 다른 책이나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로 수 없이 재탄생하기도 했다. (어쩌면 신데렐라는 불사조 같은 존재일수도... ) 이렇듯 디즈니 공주들은 여자아이들한테 꾸준한 호응을 받은 인물들이다. 내가 알기로 디즈니의 첫 공주는 백설공주였다.


서광현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백설공주이 아닌 난쟁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막내 난장이는 숲에 들어온 공주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녀를 위해 위험도 무릅쓰기도 하고, 소통이 안되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누군가는 알아볼꺼라는 마음으로 노력한다. 이런 난쟁이의 사랑을 알아채지 못한 백설공주가 속물인 것 같기도 했다. 힘든 일은 모두 반달이가 했는데 결혼은 왕자랑 하다니... 그래도 공주는 난쟁이의 마음을 몰랐으니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 였을지도 모른다.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이 있으니, 한 면으로 결정을 내지 말아야지. 에헴..) 난쟁이는 찢어지는 마음으로 공주와 왕자의 결혼을 축하해준다. 이 후 병으로 시름시름 앓던 난쟁이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을 간직한채 눈을 감고, 백설공주는 우연히 마법거울을 통해 그의 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마지막 몇 장에선 눈시울이 붉어졌다. 짝사랑은 누구나 해봤을테니 반달의 마음 고생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 할 수 있을 것 이다. 또한 사람의 마음은 아무리 같이 오래 시간을 보내도 모르는 일이니, 마음에 있는 것들을 표현하는게 서로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느꼈다. 별 기대 안하고 읽은 책이였지만, 의외의 감동이 있었서 잘 고른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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