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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지구를 탐하고 뜨거운 사람들에 중독된 150일간의 중남미 여행
조은희 지음 / 에코포인트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뒷표지의 추천인들을 보고 구입하게 됐던 책이다. ebs 세계 테마기행 탁재형 PD, '열흘짜리 배낭여행' 저자 김유경, 사진작가 권영호의 추천글이 짧막하게 있었던 ~~ 요 책..
왠지 저자 또한..
보여지기용 여행이아닌..
여행을 통해 얻고 버리고 만나는 걸 제대로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난 이런 여행기가 좋다. 사람냄새나는 여행기.. 만남이 있고 헤어짐이 있는 여행기.. 추억과 스토리가 있는 여행기.. 여행인데 일상같이 느껴지는 여행기..ㅎㅎ
이 책은 전체적으로 밝다.
남미를 여행하며 강도나 소매치기 한번 당하지 않다니..
저자는 남미의 다양한 나라들을 갈때마다 각국 여행자들과 쉽게 친해지고 그들의 도움을 받고 여행을 즐긴다. 대단한 친화력이야.. 참 닮고 싶네^^
주변에서도..
남미는 내공있는 여행자만 갈 수 있는 어려운 나라라고 들었었다.
또..티비에 나오는 여행프로그램에서 보여졌던 남미도~~
아무나 가기 힘든..
버스만 30시간을 타야하니..
잠자리 먹거리도 부실하고 말야..
전자제품이나 짐은.. 소매치기 내지는 아예 눈앞에서 뺏어가는 걸 넘 많이 듣고 읽어서..
이런 것들만 인지하다~~ 이런 긍정적 에너지가 넘쳐나는 여행기를 접하니.. 참 좋았었다.
이 책의 저자가 만났던 남미인들은..
정이 많고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어울린다는 게 뭔지 아는 인간적인 사람들이었다.
또 저자는 남미를 여행하며 여러 여행자를 만나게 된다.
가령..에콰도르에선 포르투칼인을 만나는데..
그는 6주는 영국의 시장에서 일하고 나머지는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 있는 물가 싼 나라들을 여행한다 했다. 이 사람을 만나며 저자는 세상엔 여행하기 비싼 나라들보다 그렇지 않은 나라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단 이야기를 한다. 그도 그럴게..남미 대부분의 나라에선 한달에 30만원 정도만 있으면 아파트 임대와 생활비 충당이 되니 (이보다 더 저렴한 곳들도 있다한다).. 일년에 약 300-400만원만 있으면 먹고 살 수 있다는 결론이다.
그런데..이게 정말 가능할까.. 읽으면서도 계속 계산하게 되네 ㅎㅎ
가령 6주만 일하려 해도..
일자리를 구해야하고(띄엄띄엄 일하면 경력도 없어 일자리 구하는게 그렇게 쉽진 않을텐데..구해도 서비스업일텐데..현 유럽의 경우 경제적 위기로..남미나 터키, 아프리카 등지에서 올라온 값싼 노동력도 넘쳐나고 말야 )..
백보양보해..6주간 300-400백만원을 영국에선 벌수 있다쳐도.. 물가 비싼 영국에서 그럼 생활은 어떻게해?
음..이런식으로 여행하는 이들을 본적이 있긴 한데..
한방에 4-5명이 함께 세를 내고 비용을 충당하며 곡기만 겨우 채우며 돈을 벌었던 사례 말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해도 300-400백만원은 안될텐데..ㅎㅎ
뭐 저자는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싶어 이 사례를 넣은거 같긴한데..
내겐..이런게 약간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건 혼자라야만 가능할거 같기도 하고말야.
저자도 책 후반부에 이런 문장을 적어놓았다.
"내가 혼자 다니는 여행을 부르짖는 이유도 이런 데 있다. 내 삶의 자리에서는 만나지 못했을 다양한 사람들을 혼자 여행을 떠나면 만날 수 있는데, 누군가와 함께일 땐 특히 그 누군가가 연인일 경우엔 왜 그런지(아마도 다른 사람보다는 서로에게 더 집중하느라?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집중을 깨지 않으려고?) 사람을 만날 기회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책의 제목을 '여행의 이유'로 정했는데..
책장을 덮으며 내게 있어 '여행의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가벼운 맘으로 읽었던 책인데..
읽고 나니..
맘이 더 무거워져 버렸다.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뭘까?
내 아이들은 어떤 이유로 여행을 하게 해야 할까?
어떻게 사는게 진짜 삶일까? 등에 대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