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현 방송 중인, SBS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를 재밌게 시청하는 일인이다. 여기서 알게 됐다. '하명희'란 작가를..

 

하 작가는 베스트극장 극본 공모에 당선된 후 종합병원, 사랑이 꽃피는 계절 그리고 사랑과 전쟁까지.. 휴~~내공 있는 작가였어^^

그래선지..'따뜻한 말 한마디'(일명 '따말'이라고^^)에서도 공감있는 설정과 대사를 선보이고 있는듯하다^^

 

그래서 구입하게 됐다.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란 책을.. 아무것도 보지 않고 '하명희'란 작가 이름만 보고 구입했던 책..

 

책을 절반정도 읽을 때까진..

연재 소설 같기도 했고.. 

소제목들로 이뤄진거라..연속극 한회짜리 에피소드 같기도 했다.

또..

제인이 착한 스프를 사랑하고..박정우가 제인을 사랑하고.. 착한 스프가 귀여운 아이를 사랑하고..우체통이 결혼을 하는 과정들이 나오지 않고 결과만이 통보 돼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었다. 그래선지 상황들은 집중이 잘 되지 않았었다. 

대화 할 때 인물들의 대사와 지문에 나와있는 저자의 인생에 대한 태도 등은 좋았지만 말이다.

 

내가 좋았던 부분들은..

 

'온라인상의 대화명과 오프라인의 실제 인물과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내가 유달리 여자 감독을 좋아하는 건 내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을 제대로 그려 줄 것 같아서였다.'

'무식은 전염이 강하다'

'타석에 선 타자와 투수를 보여주는 화면과 멀리 보이는 초록색 잔디밭에는 어떤 분위기가 있다. 고독이랄까..사람들 틈에서 즐거우면서도 고독을 느끼는 것..그게 초여름 야구장의 매력이다.'

'누구나 어떤 사람을 처음 봤을 때 그 사람의 생김새나 말투 학력 가정환경 성격 등을 가늠하면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그린다. 그리고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그 사람에게서 매력을 느낀다.'

'까만 접시에 담으면 음식이 돋보인다. 맛없는 음식도 왠지 분위기가 있어 보인다. 사람들이 자신을 포장하는 일에 왜 그렇게 신경 쓰는지 음식을 담는 그릇만 봐도 알 수 있다.'

'언어는 순환한다. 내가 당신에게 해 준 말을 어느 날 지리산을 오르다 낯선 등산객에게서 듣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내게 가장 기쁜 일이 생겼을 때 함께 해 준 사람들은 가족뿐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억지로 지어낸 얘기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그리고 누구나 있을 수 없는 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즐거움을 주는 자를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자기 삶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남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쪽을 택하는 것 같다'

'나는 거절이란 걸 겪은 후, 나의 거절로 누군가가 받을 상처에 책임을 갖는다'

'내가 사랑하지만 나에게 냉담한 남자. 내가 상상한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남자'

'넌 갖긴 어렵지만 갖게 되면 전부를 던질 여자야. 갖기 어렵다는 것도 맘에 들고 갖게 되면 영혼까지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 사랑은 약간의 환상을 먹고 자라는 것 같다'

'내가 갖기 어려운 여자라는 건 내게 특별한 어떤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남자를 좋아하고 있어서 그럴거예요.'

'그것도 맘에 들어. 니 마음이 맘에 들어. 상대방에 관계없이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그 감정으로 상대방을 괴롭히지 않는 것도. 그거 어렵거든.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는거'

'오빠가 만들어 놓은 이상적인 여자에 날 꾸겨 넣고 있는 것 아닌가요?'

'내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남자가 날 사랑해준다고 그 사랑에 인생을 걸고, 그 남자가 주는 혜택에 길들여지면서 그 남자가 날 사랑해 줄까 안 해 줄까를 ㅇ점검하며 살고 싶진 않아요.'

'실수한 후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그 사람의 인격'

'남녀간에 헤어지는데 '왜'가 어딨어?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니까 끝났지. 어떤 이유를 다 붙여도 결국 사랑하지 않는 거야.'

'나에게 온 억울함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것도 행복하기 때문'

'인생은 두렵게 느껴지던 것이 직접 겪어보면 별거 아닌 일이 많다'

'사랑은 자기 자신이 심어 놓은 환상을 먹고 자란다. 내가 사랑했던 그는 내가 생각했던 그가 아니다. 꽃은 원래 그대로인데 이름 붙이고 의미 붙이고 애착한 건 나다'

'외모도 출중하고 좋은 학교를 다니는 여자가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말을 들어주며 자신을 거절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에겐 감동, 특히 남자들에겐. 여자들에겐 괜찮지만 가까이 두고 싶지 않은 부담스러운 친구. 여자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는 내면의 느낌에 본능적으로 민감'

'홍아는 많은 것을 갖고 태어났기에 잃는 것을 먼저 배워야 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한 사람은 획득을 먼저 배운다. 잃는 것을 먼저 배우는 사람은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고 얻는 것부터 배우는 사람은 자만을 가질 수 있다.'

'육체는 나이가 들면서 시들지만 정신은 나이에 상관없이 어떤 생각과 어떻게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아름답게 변신한다'

'원래 사랑이란 끝났다고 하는 시점에서 또 다른 도마위에 오른다. 그 사랑이 진실이었나'

'우선 나는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증오할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 증오한다면 나는 그들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내 삶에 균열을 일으키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들을 미워하는 것만 해야 한다. 폐인이 되는 지름길. 용서 한다면 나는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

'어떤 일은 전부 나쁘거나 전부 좋거나 하지 않는다. 어떤 일은 아주 최악의 경우라도 그 안을 샅샅이 뒤져 보면 좋은 점이 반드시 있다. 또 어떤 최상의 일도 시간이 약간 지나면 다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배신이 내 삶에 등장했을 때 나는 절망 했다. 증오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이를 악물고 용서를 택했다. 그러고나니 배신이 내게 화해의 손짓을 하며 다가왔다. '

'언젠가 이만원이 다시 내게로 돌아올 수 도 있다. 그 때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와우..

적어놓고 보니..별로 안되네 ㅎㅎ

그런데 요렇게 적고보니 미리니름이 돼 버린듯..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대충 내용 짐작도 하겠어 ㅠㅠ

 

짧은 깔끔한 한편의 드라마를 본 기분이다.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으듯싶긴한데..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소설이니까.. 인물들의 갈등과 생각..이것들의 해결과정이 조금더 디테일했으면 좋겠다.

 

어렸을땐 깔끔하게 누군가 리드해나가며 정리해주는 소설이 좋았었는데..

점차 성장하다보니..

인생이란게 그렇게 단순한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공자의 인생도 실패자의 인생도 다 스토리가 있고 소중하고말이다.

성공이나 실패를 떠나 그냥 일반인들의 삶을 엮어나가는 소설이 좋은 소설인것 같단 생각도들고..

 

가볍지만 의미있고 속도감있는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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