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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전 알랭드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란 책을 읽다.. 포기한 적이 있다. 이유는 문장이 매끄럽지 않아서였다. 긴 문장을 도해해보았을 때.. 굳이 사용되지 않아도 되는 현학적인 수식어때문에 번역서를 내가 다시 이해해가며 읽어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시점에서..깨달았다.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 느껴졌던건..
내 배경지식의 얕음이었고 그의 작품은 다독이 아닌 사색을 하며 읽어야 했단 사실을 말이다.
작가가 25살 정도에 썼단 이 처녀작..'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와우.. 이걸 25살에 썼다니..
이 작품은..내가 그간 읽었던..심리학 책..
그중 사랑을 대하는 남녀의 심리를..뼈와 살을 추려내 듯 철저하게 해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소설이지만..결코 따뜻한 이야기는 아니다.
음..대부분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들은 이런 따뜻한 감정들을 전해주고 사랑이란 감정에 이입하게 만들어주지만..이 작품은 여타의 소설이 가지는 미덕따위는 전혀 없는듯.
감정이입보단..우리의 감정 상태를 적나라하게 다 보여준다.
연구소에서 연구하듯 분해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이 작품을 읽는.. 사랑한번 안해본 사람이라면..
아!!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을듯 ㅠㅠ
결론은 괜찮지만.. 사랑의 과정이 자칫 피로하다 느껴질수도 있기에 ㅋㅋ
하지만..이 작품은..아주 매력적이다.
사랑에 빠지기까지..빠진 후의 말이나 행동들이 왜 그렇게 나오는지 깊이있게 해석해 주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할 때 우리가 하는 생각, 감정, 행동 같은 것들을 낱낱이 분해해서 보여준다.
우리가 어떤 부분 때문에 사랑하게 되는지, 사랑을 할 때 어떤 행동을 왜 하는지, 왜 지쳐가는지 등에 대해 아주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는데..대단한 통찰이란 생각이든다. 그것도 25살에..와우..
이 책이 더 흥미로운 것은 사랑과 관련된 사람들의 감정을 이야기 할 때..
비트겐슈타인이나 오스카 와일드, 플라톤의 이야기를 끌고 온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철학과 이론을 소설 속에 풀어내는데 이야기가 잘 맞물려 무릎까지 치게 되니까..
암튼..
이 작품을 읽으며..최근 봤던 영화 '500일의 썸머'란 작품도 오버랩되었었다. 500일의 썸머는 이 작품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같았기 때문이다.
뭐..다..맞물리긴 하는데..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에서 시인이 얘기하는것처럼..
봄이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가면 가을이오고 겨울이 오는것처럼..
사랑도.. 이별했다 슬퍼하지 말란 얘기를 하고 있는게..
500일의 썸머와 이 작품과 요 시..모두 공통으로 언급하고 있단것..
이 작품을 읽으며..
사색하며 읽는 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되었다.
새 책을 읽지 못하는건 조금 아쉽지만..독서는 양보단 질이란 생각도 잠깐 들었고 말이다^^
이 책이 사랑을 남성의 시각으로 해부했다면..
동저자의..
여성의 시각으로 해부한 '우리는 사랑일까'가 있다니..
설레는 맘으로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