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사실 "맷 데이먼" 의 새 영화 <마션>에 대해 미리 알고 있어서 영화 원작 소설에도 관심이 가 읽게 되었다.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라는 부제도 흥미로웠다.


참고로 제목인 <마션(martian)>'화성에 사는 사람' 을 뜻한다. 제목 잘 지은 듯?!

제목도 그렇고 책을 펼쳐보니 등장인물들의 특징과 목차와 미션들을 보고 이 책 재미있겠는데? 하는 확신이 들었다.


첫 문장이  "아무래도 좆됐다" 라니.. 예사롭지 않았다.


그렇게 읽다가  "모두가 성공했다. 나만 빼고" , 특히 이 부분에서 빵 터졌다.
분명 모두들 성공해서 떠나고 혼자 실패해 화성에 남겨지는 슬픈 장면인데, 너무도 담담히 남 얘기하듯이 얘기하니 웃겼다.


중간중간 나오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것과 과학적 지식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준 게 이 책의 매력인듯.
문체가 쉽고 편하다 싶더니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을 책으로 만들었단다.

"거주용 막사는 멀쩡했고(만세!) MAV는 사라졌다(우우!)" 이런 부분을 보니 확실히 인터넷 느낌이 있다.


솔직히 띠지는 영화 포스터 장면이고 벗기면 일러스트가 나오는데 확실히 책 느낌과는 표지 부분이 더 어울린다.

홍보에는 저 띠지가 꼭 있어야 되겠지만 말이다^^


곧 영화가 나올 거라 왠지 엔딩을 이야기하면 안 될 것 같아 이야기하지 않겠다.


책을 읽고 나니 영화가 개봉되면 걱정반 기대반이다.
이 책의 큰 장점인 위트가 잘 살려질 것 같지 않을 걱정과 책 읽으면서 상상했던 화성의 모습과 책 속 과학적 지식들을 눈으로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


어느 정도 엔딩을 생각할 수도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먼저 보고서 영화를 보는 게 더 좋을듯싶다.
(그나저나 삽 장면이 책 속 그대로 나오나? 그러면 맷 데이먼 되게 귀여울 것 같은데~>_< )


나만의 부제는 "21세기 이공계출신 로빈슨 크루소의 화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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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블랙 로맨스 클럽
제인 니커선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빨간 모자>,<장화 신은 고양이>,<신데렐라>,<잠자는 숲속의 송주>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한번 즈음 들어봤을 유명한 동화이다.

이 동화들을 책으로 만든 사람이 "샤를 페로"이다.


그가 쓴 동화들이 저리도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 유독 덜 유명한 동화가 있다.

바로 <푸른 수염>이라는 동화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정서에 힘든 동화라 판단되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동화들이 알고 보면 중세 시대 이야기들이라서 미화시키지 않은 원작들은 상당히 잔인한 면모를 보인다.

그중 '잔혹 동화'라고도 불리는 동화가 있으니 바로 <푸른 수염>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연쇄 살인범으로 기록되어 있는 16세기 프랑스 연쇄 살인마 '질 드 레'를 모델로 한 동화이다.


그리고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는 동화 <푸른 수염>을 모티브 한 <<블랙 로맨스>> 소설이다.


원작 동화를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비교해보면서 읽을만한 책이다.

(페로와 그림동화의 작품은 또 다른듯하다.. 책에서는 그림동화 버전으로 이야기 앞부분에 나오는데.. 푸른 수염이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성으로 나온다.)


17세기 프랑스의 거대한 성에서 19세기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윈드리벤 에비 대저택으로

을씨년스러운 푸른 수염을 지닌 못생긴 남성에서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성으로 바뀌었다.

원작에서는 오빠들의 도움으로 살아남지만, 소설에서는 스스로 살아남는다.

확실히 시대가 달라지고 인물이 좀 더 개성 있어지니 분명 소재는 같을지언정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흥미로웠다.

그리고 동화 속 단순한 주인공들만이 아닌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이 개성 있게 연관 지어 나오는 것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배경이나 주인공들 모습 그리고 상황이나 심리 표현이 섬세하게 표현된 소설이었다.

요즘 트렌드가 그러해진 건지 아니면 장르소설 특징상 그런 건지 섬세한 표현들의 소설들이 많이 보이는데,

확실히 심미주의적 필체로 인해 아름다운 장면들을 연상할 수 있어서 좋았으나 큰 흐름으로 읽기에는 조금 힘든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장르가 새삼 '로맨스' 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살짝 다른 엔딩을 생각해보게 하는 결말이었다.

하지만 동화와 다른 그리고 장르에 맞는 엔딩이 나쁘지는 않았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동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관심 보일만한 책인듯싶다.


특히 흥미로운 제목과 예쁜 표지는 이 책의 '신의 한수' 인듯.

소장 욕구 자극하는 예쁜 책 ♥



p15

 그의 머리와 수염은 전반적으로 검은색이었으며 함께 섞여 있는 몇 가닥의 은빛 머리칼에 푸른빛이 도는 듯했다. 이목구비는 섬세한 조각품이었으며

눈가에는 잦은 미소로 인한 주름이 져 있었다.


p29

 나는 "사들였다"는 표현에 흠칫했으나 덕웍스 부인은 내 반응을 알아채지 못했다. 


p47

 "그놈의 '적절함'이라. 나는 그대가 그렇게 하기를 바라오. 그리고 지금 그대에게 경고하지.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집요하게 요구할 거요."


p48

 "그럼 왜 저에게 '경고' 하시는 거죠? 제가 선생님의 바람들을 경계해야하는 것인가요?"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


p56

 하늘은 여전히 새벽의 잔재로 분홍빛이 감도는 황금색이었다. 흉내지빠귀 한 마리가 지저귀며 인근의 철로 위에 내려앉았다.

공기는 이미 다뜻했으며 장미와 솔잎 향이 가득했다. 나는 공기를 심호흡했다.

이곳은 아름답다. 그리고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p63

답배도 씹죠. -> 담배 오타 인듯.


p78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 후견인의 부인들이 모두 너무나 최근에 이곳에 살았다는 점과......그들의 머리가 모두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p166

몰론 때때로 그의 눈빛에 뭔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있기는 했다. 그는 어쩌면.....위험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

어, 왜 그런 표현이 머릿속을 스쳤을까? 어쩌면 그 표현이 어울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p212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나는 소피아스럽게 남기위해 고군분투해야했다. 내가 더 이상 내 후견인에게 빠져 있지 않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p238

 나는 연주를 멈추고 넋을 잃은 채 불안해하며 버나드씨의 음악을 감상했다. 처음에는 귀에 거슬리는 그의 첼로 활시위가 태풍과 폭풍의 이미지를 연상시켰다. 열정과 분노의 소리였다. 그러더니 그가 활을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첼로의 구슬픈 신음소리가 적막과 부패와 오래된 비밀 틈새의 이미지를 불러일으켰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화음들이 이제 팽창하며 찢어지는 소리로 바뀌었다. 음악이라는 이 괴이한 망원경을 통해 내가 본 것은 신체들이 고문당한 팔을 밖으로 뻗은 채 고통스럽게 몸을 비트는 장면이었다. 나는 지옥을 엿봤다.


p304

 한 할머니가 그녀의 손녀를 사기 위해 흥정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이토록 만드는 이 끔찍한 제도에 할 말을 잃었다.


p314

" 잘기억하시오, 소피아. 그대가 내 선물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그대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오."


p383

 벌어진 일은 벌어진 것이었다. 그러니 내 인생이 내가 바라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사소한 것들도 여전히 즐거움과 편안함을 줄 수 있다. 아직 작은 기쁨에도 달콤함은 남아 있다.


p399

 봉 비방(쾌할한 사람). 짐승. 상처받은 아이. 누가 진짜 버나드일까? 아마 모두 다 버나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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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정림 글.그림 / 책고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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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보이는 페이지의 모습이다.

네모난 칸이 그려진 공책과 연필 그리고 지우개... 딱 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즈음 돼 보이는 이의 소지품.




 




사랑하는 존에게..안녕?

이라는 귀여운 글씨와 함께 보이는 그림으로 보아 '존'은 강아지이고, 주인공은 남자아이인 듯.



 




너에게 편지 쓸 수 있어서 기쁘다는 아이.. 90점 받은 게 대단한데?

원래 받아쓰기가 좀 어려워.. 아니 많이 어려워... ㅠ.ㅠ

나는 성인이 되니 어릴 때 보다 글 쓰는 게 더 어려워진 듯..?!




 




할머니의 맛있는 국수.. 그리고 농을 쓰신 할머니를 그린 모습을 보니 할머니는 베트남 분이신듯.

쌀국수.. 맛있어.. 밀가루 국수보다 덜 텁텁해서 좋아... 나도 주인공 할머니의 국수 먹어보고 싶네.

"아잉 에잉 샤웅"

아.. 나도 아는 말이다.." 밥 많이 먹어" 이지 아마?

베트남 엄마가 아이에게 "아잉 에잉 샤웅. 밥 많이 먹어" 이랬던 것 같은데?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표정만 봐도 다 알아.

헤.. 나도 우리 할머니가 옛날 사투리 써도 다 알아들을 수 있어.

눈빛과 표정으로.(사실 대화 흐름상 아는 게 더 많음^^;;)




 




곧 널 만나러 갈게. 그때까지 할머니를 잘 지켜드려. 안녕.

존에게 만나러 가기 전까지 할머니를 부탁하는 게 정말 귀엽다 ♡


읽다 보니 드는 궁금점 하나.

할머니께서 한국어를 모르시니 존에게 편지를 쓴 걸까?




 



처음처럼 공책과 연필과 지우개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처음은 사용한 흔적이 없었고 마지막에는 연습한 흔적이 보인다는 점.

아이가 아마 존에게 그리고 할머니께 편지를 보내고 싶어서 열심히 한 흔적이겠지?




요즘 다문화 가정이 많다.

내 주변에도 베트남 분과 결혼하셔서 가정을 이루신 분이 계신다.


아마 이 글의 주인공인 아이는 베트남 사람과 한국 사람 사이에서 자란 아이겠지?


다문화 가정의 아이를 다룬 동화책이라 아마 뜻깊은 책이지 않을까 싶다.


다 읽고 나서 베트남분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나보다 그분에게 더 어울리는 책이 될듯싶다.

나중에 아이가 조금 더 커서 주인공 나이가 될 즈음이면 그 아이도 이 책을 읽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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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 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3
공지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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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4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점에

그다음에는 "톡톡톡"이라는 귀여운 제목에 호기심이 들어 서평단 모집할 때 신청하였다.

도대체 "톡톡톡"이 무엇을 뜻하는 거며 제목으로 지었을까 하는 호기심.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에서는 청소년 임신과 낙태를 주제로 현실과 판타지 세계를 넘나들며

아름답게 하지만 슬픈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풀'과 '슈가맨' 이들의 존재는 너무도 아름다우면서 가슴이 먹먹하니 슬프다.


바닷가 작은 마을에 <유정 식당>이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식당 주인인 엄마와 언니 해림과 동생 달림이라는 자매가 살고 있는 곳이다.

언니 해림이는 공부도 잘하고 착해 엄마의 귀한 대접을 받는데,

동생 달림이는 용돈으로 식당 일도 돕고 엄마의 구박을 받아 스스로 '콩쥐'라 여긴다.

달림이는 어느 날 귀신 놀이터에서 엄마를 찾는다는 '노랑 모자'의 꼬마를 만나게 된다.

꼬마와 친해지기 시작한 달림이는 자신의 방에 '노란 모자'를 데리고 오는데..

'노랑 모자'는 달림의 방의 피겨를 굉장히 좋아한다.

방에 머물다가 간 '노랑 모자'는 인형 마리 곁에 피겨들을 올망졸망 붙여놓았다.

마치 엄마와 아기가 행복하게 있는듯한 모습으로 소꿉놀이를 한 모양으로..

어느 날 '노랑 모자'는 자신의 집으로 달림이를 초대한다.

그곳은 해안가의 어느 한 동굴인데.. 그곳에는 '슈가맨'과 '노랑 모자'처럼 색색의 모자의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은 원래는 지구 아이였으나 에밀리 별에서 내려온 '보풀'들이라 했다.

이 아이들은 바로 낙태로 죽어간 아이들이 엄마를 찾아 지구로 어린 모습으로 하고 온 것이다.

'노랑 모자'의 이름이 '요요'였다는 것, 그리고 "톡톡톡" 하는 인사...

그로 인해 달림이는 '노랑 모자'의 엄마가 누구인지 알아챘다.

'노랑 모자'가 에밀리 별로 돌아가는 날 달림이는 '노랑 모자'를 생각하며 만든 피겨와

'노랑 모자'가 달림의 방에서 소꿉놀이하던 마리 인형을 선물로 주고 헤어진다.


p48

그리고 알 수 없는 언니만의 버릇, 톡톡톡 톡톡. 손가락으로 책상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퍼뜩, 노랑 모자를 쓴 꼬마가 떠올랐다. 집게손가락을 내밀고 달림을 빤히 바라봤던 맑은 눈동자.

조그맣게 오므린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던 그 소리. 톡톡톡


p60

"아주 작은 사람을 보풀이라고 하는 거야."


p88

친구에게 기대하는 것을 먼저 베풀어라, 만고불변 우정의 법칙이 생각났다.


p109

"왜 자꾸 톡톡 거려? 인사는 아까 했는데두."

노랑 모자가 조금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 이 톡톡톡은 미안하다는 뜻이야. 잘못했다는 뜻이야. 알았어?"

달림은 쿡, 웃음이 나왔다. "아! 그래? 톡톡톡은 여러 가지 뜻이 있구나?"


p227

엄마라고 불러보고 싶어서 엄마를 찾는단 말인가. 아니지. 엄마라고 부르는 것에는 얼마나 많은 것이 담겨 있는데.......

톡톡톡,이라는 말에 그렇게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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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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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하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실존하는 <황금방울새> 그림을 소재로 삼은 점,

두 번째는  2014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점,

세 번째는 완독률 98.5%라는 출판사 홍보 글.


작가분이 알고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 그림을 그린 화가 분은 무기고의 화약 '폭발'로 죽었다.


그리고 이 책의 시작은 어린 소년 '시오'가

엄마와 함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서

전시된 <황금방울새>를 보던 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폭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특히 폭발 현장을 세밀하게 묘사한 점과

등장인물들의 묘사는 앞으로 어떤 사건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증을 일으켰다.

사실 테러범을 잡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결국은 '시오'의 성장 기록이었다.



내용을 말하자면,


잠시 들린 미술관에서 폭발사고시 한 노인의 부탁으로

<황금방울새>를 들고 밖으로 나오게 된 '시오'는

사고로 엄마를 잃고 친구 앤디의 집에서 머물다가

폭발 현장에서 마주친 노인의 이야기를 떠올려 한 곳을 찾게 되는데,

호바트와 블랙웰이라는 가구점이다.

그곳에서 '호비' 아저씨와 빨간 머리 소녀 '피파'를 만나게 되는데,

'피파'는 미술관 폭파시 만난 노인과 함께 있었던 소녀이자,

그 현장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살아남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시오는 '피파'와 '고가구'에 빠져 산다.

그러다 어릴 적 시오를 떠났던 아빠가 찾아와 시오는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그곳에서 친구 '보리스'를 만나게 된다.

'시오'는 '보리스'와 함께 술과 마약을 하고 도둑질을 하는 등

정상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그동안 서먹한 부자 간에 정을 쌓나 싶었지만 아빠가 원하는 것은 엄마의 유산이다.

하지만 엄마는 그 돈이 아빠에게 가는 것을 원치 않았었기에 시오는 줄 수가 없다고 했고,

그 와중에 아빠는 차 사고로 죽게 된다.

그리고 '시오'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게 된다.


10대 소년 '시오'의 삶까지가 1권의 내용이었고,

2권으로 넘어가면서 20대의 어른이 된 '시오'가  이야기한다.


20대가 되어서도 '시오'의 방황은 계속 이어진다.

그는 마약을 끊지 못하고 가짜 고가구를 진품으로 속여 파는 일을 하기도 한다.

'피파'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깊지만 그녀가 아닌 '킷시'와의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루셔스 리브'라는 사기꾼이 '시오'가 <황금방울새>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바심에 전전긍긍하던 차에

오랜만에 만난 '보리스'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살 적에 '보리스'가 <황금방울새>를 훔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부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사기꾼과 미술품상과 마약상 등 엮이게 되면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황금방울새>를 찾으로 간 시오는 그곳에서

총싸움과 살인에 휘말리며 호텔에서 마약에 취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보리스'로부터  사건이 마무리된 것을 알게 된다.


비로써 '시오'는 <황금방울새>와 '피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게 된다.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된 작가인데 '문체' 때문에 궁금해서 찾아보니

'과작(寡作)'으로 유명하신 분이시다.

30년 동안 글을 쓰면서 3권의 책만을 내셨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유려한 수사와 세밀한 묘사로 유명한 '천재 작가'라는 점.


천재 작가인지는 솔직히 다른 작품도 읽어보지 못했고 잘 모르겠으나

확실히 세밀한 묘사와 문체는 독특한 그녀만의 특징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 세세한 묘사와 문체가 그녀의 장점이자 단점이지 않을까 싶었다.


초반에 곳곳의 묘사와 인물 표현은 확실히 캐릭터 구축과 함께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흥미로움을 유발했으나,

중반부에 마약에 찌든 '시오'의 10대 시절 부분은

솔직히 그러한 문체가 방해가 되었다.

나 또한 마약에 취한 듯 머리가 '멍'해져서 중간중간 읽다 멈추고 다시 읽곤 했다.

나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는 이 책이 '읽기' 쉽지는 않았다.

(무려 2주 넘게 걸려 읽었다.)


세세한 묘사가 상상하기에는, 시각화하기에는 좋았으나 '읽기'에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확실히 소재나 문체 특성상 '영화화'하기에는 좋은 책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어쩌면 애초에 영화화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각적'인 소설이었다.



이 책에서 의외로 흥미로운 점은 '그림'에 대한 '집착'보다도

'피파'에 대한 '집착' 이었던 것 같다.


아마 같은 공간 속에서 비슷한 상황을 처한 그녀가

'시오'에게 '특별한' 존재였을 테니 말이다.

 



1권 p14

엄마가 살아 있었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사실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 죽었고 그 이후에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전부 나의 잘못이었지만,

엄마를 잃은 순간부터 나를 더 행복한 곳으로, 사람들이 더 많거나 나와 더 잘 맞는 삶으로 이끌어줄 지표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엄마의 죽음은 내 삶을 전과 후로 가르는 표시였다.


1권 p185

웰티는 그런 말을 자주 했어. '세상이 내게 찾아오진 않아, 그러니 내가 찾아가야지'


1권 p186

나는 엄마가 듣고 있을지 모르니 엄마한테 잘 보이려고 이렇게 말했다(이제는 버릇이 되었다.)


1권 p198

모든 것이 아프고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고 부당하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얼음같이 차가운 물속에서 얼음이 깨진 틈으로 끌려 나와 햇볕과 불타는 추위를 마주한 것 같았다.


1권 p276

아빠와 젠드라와 함께 하는 미래는 나쁘거나 무섭다기보다 저 멀리 수평선에 보이는 잉크 자국 같은 검은 점처럼 알 수 없는 것에 가까웠다.


1권 p414

나는 그림을 보면 항상 똑같은 한 지점에 집중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지금도 존재하고 언제까지나 존재할, 쏟아지는 찰나의 햇빛이었다.

방울새의 발목에 달린 사슬이 눈에 띄는 것은, 혹은 잠깐 파닥이다가 항상 늘 같은 절망의 자리에 내려앉아야만 하는 것이

살아 있는 작은 생물에게 얼마나 잔인한 삶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주 가끔뿐이었다.


1권 p534

호비 아저씨는 자신만의 온화한 분위기, 차 얼룩과 담배의 짙은 갈색 분위기 속에서 거대한 바다 포유류처럼 둥둥 떠다녔다.


1권 p552

영혼의 화학적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았고, 정신의 산-염기 균형이 바뀌어서 나에게서 생명을 삼출하고 있는데 고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것 같았다.

마치 중심까지 딱딱해진 산호초의 엽상체처럼 말이다. 


2권 p51

내가 피파의 평범한 외모에도 사로잡히고 마음이 흔들린다는 것은 불길하게도 육체적인 애정보다 더욱 구속적인 사랑,

 몇 년 동안이나 퍼덕거리면서 앓아누울지도 모르는 영혼의 구렁텅이를 암시했다.


2권 p52

피파는 잃어버린 왕국, 내가 엄마와 함께 잃은 상처 입지 않은 나 자신이었다.


2권 p54

어미 잃은 동물처럼 엄마가 없는 외로움 때문에 병든 나에게 피파가 각인된 것 같았다.


2권 p376~377

우리는 이 세상에서  잠깐 살면서 약간의 소란을 피운 다음 죽어서 땅 속에서 쓰레기처럼 썩는다. 시간은 모든 인간을 아주 빠르게 파괴한다.

하지만 죽음을 모르는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잃는 것- 시간보다 더 강력한 연결 고리를 끊는 것- 은

독특한 형이상학적인 단절, 놀랄 만큼 새로운 절망이었다.


2권 p390

우리는 어떤 그림을 일주일 동안 보고 나서 평생 떠올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떤 그림을 잠깐 보고 평생 생각할 수도 있다.


2권 p479

실제보다 더 실제 같고 죽지 않는 환상.

피파의 존재 자체가 그러한 것들-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 그곳과 그곳이 아닌 것-의 놀이다.


2권 p480

내가 이 글을 이런 식으로 쓴 것은 그렇기 때문이다. 중간 지대에 들어서야만, 진실과 진실이 아닌 것 사이에 존재하는 색색의 경계에 발을 들여야만

이 세상에 살면서 이 글을 쓰는 것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서평은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1,2권 책을 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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