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히는 글쓰기의 잔기술
이지니 지음 / 아롬미디어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지난해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인한 촛불집회가 발생한 이후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이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정치적 사건인 촛불집회와 대통령의 글쓰기와는 당연히 아무 관련이 없다. 그러나 평소 국민과 소통을 거부했고, 글을 거의 쓰지 않았던 당시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타인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글쓰기와 독서를 사랑했던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비교심리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리더들은 글보다 말을 더 중시한다. 그래서 리더의 글보다는 리더의 말에 주목했다. 그러나 글쓰기만큼 정확히 개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은 없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어서, 여러 가지 구설수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실수가 아니면 사과나 해명으로 어느 정도는 수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글쓰기는 그렇지 않다. 글은 종이에 남기 때문에 잘못 나가면 고칠 수가 없다. 그래서 모든 중요한 법률서류는 전부 글로, 문서로 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 거지도 영어로 말은 잘하지만 문맹이 많아서 글을 못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사실상 0인데도 사람들은 글쓰기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블로그나 SNS에서 잘 쓴 글을 보고 ‘글 잘쓰시네요. 한번 책으로 내보시죠’라고 칭찬하면 다들 손사래를 칠 정도로 글을 다른 사람에게 공식적으로 보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그런 부담감을 극복하고 좋은 글을 쓰거나, 베스트셀러를 쓰게 되면 금새 유명인사의 반열에 오르고 명강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글쓰기는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글을 잘 쓰면 출세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글쓰기에 대한 책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어떻게 글감을 고를 것이며, 문장은 어떻게 써야 하고, 읽기 쉬운 글은 이렇게 쓴다 등등 다양한 노하우를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지금 소개할 <꽃히는 글쓰기의 잔기술>도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글쓰기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저자는 자신의 글쓰기 경험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수 있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특히 부족하더라도 진실된 마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필요한데, 가장 좋은 방법은 쓰고 싶은 내용에 진심을 담으라는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제각각 다르다. 따라서 지구상에 나와 같은 인생을 산 사람은 나 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훌륭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진심을 담되, 다른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쓰기 기술까지 겸비하면 더 읽기 좋은 글이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일반적인 글쓰기 설명서와 달리, 저자는 자신이 평소에 썼던 글과 자신의 독서경험 등을 보여주면서 글쓰기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 ‘글을 잘 써서 목에 힘깨나 주는’ 유명인사들의 책과 달리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실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는 것이 방법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할 여유는 없지 않은가? 저자의 말처럼 하루 한줄이라도 쓰는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쓰고 싶은 내용에 진심을 담는다면 충분히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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