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과 같았던 봄날 아침 출근시간. 사람들을 가득 실은 열차가 탈선해서 9층 아파트를 들이받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백명 넘는 사람이 사망했고 500여명이 넘는 사람이 부상을 당했다. 2005년 4월 25일 오전에 발생한 이 사건은 JR 후쿠치야마선 열차가 탈선했던 참사였다. 당시 가장 피해가 컸던 1번 객차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사람이 있었다. 생존자인 오카자키 아이코는 그때 충격적인 경험을 그녀의 책 <캐치-그래, 살았으니까 다시 살아야지>에서 덤덤하게 표현하고 있다.

 

불과 19살이던 저자는 사고 이후 걸을 수 없게 되고,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해 눈물로 많은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그렇게 수렁 속에서 헤매고 있던 저자를 다시 세상에 올려준 것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 애견들이었다고 실토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생각해보니 자신의 사고방식과 관점을 바꾸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았다고 한다. 할 수 없는 일들을 한탄해봐야 자기만 괴로울 뿐 거기서는 아무것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렇게 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사고방식의 전환을 통해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영역을 점점 가능한 영역으로 바꾸어 나갔다. 그래서 377일간의 긴 입원기간을 뒤로 하고, 대학동기들과 같이 졸업하기 위해 힘든 몸을 이끌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마쳤으며, ‘소니’에 취업하여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안정적인 직장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도그 트레이닝’이라는 애견관련 창업을 위해 과감히 회사에 사표를 던졌고, 그녀가 좋아하는 프리스비게임은 계속 되고 있으며, 그녀의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젊은 나이에 큰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정상인들보다 더 활기차게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마음의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마음 자세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녀가 회사에 다닐 때 직장동료중 한명이 ‘눈이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듯 장애는 그 사람의 개성일 뿐이니까’라고 했던 것처럼 덤덤히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사건이 발생한 9년후 우리나라에서도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는 배에서 3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세월호 사건이다. 특히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발생한 일이어서 안타까움을 많이 자아냈다. 정치권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아직 완결이 되지 않았지만, 일부 생존한 학생들도 그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해 자살을 기도하는 등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녀 못지않게 우리주변에도 비슷한 대형 사고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용기를 잃지말고 그녀의 이야기에 한번쯤 귀를 기울여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