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 -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귀촌에 관한 모든 것
남이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남이영 <명랑시인의 귀촌특강-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귀촌에 관한 모든 것>
서울에서 살면서 전세 계약기간마다 이사를 다닌 적이 있다. 주민등록등본이 두장이 넘도록 이사를 다니다가, 경기도 남양주시에 생애 첫 아파트를 샀다. 시골 아파트에 사니 콘도에 놀러온 느낌도 들고 굉장히 만족해서 몇 년간 지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살다보면 시세에 매우 민감해진다. 내가 사는 지역이 오른다면 웃게 되고, 악재가 나오면 기분이 좀 찜찜하다. 이쯤되면 내가 아파트를 모시고 산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전원주택도 알아보고 경매도 두들겨봤지만 챙길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엄두가 안 난다. 가장 염려되었던 부분은 시골에서 살아보신 분들의 경험담이다. ‘연고도 없이 가면 고생만 한다.’는 이야기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공기가 좋고 조용한 전원 생활이 부럽기는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특히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욱 그러하다.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그리고 지금은 귀촌해서 즐겁게 살고 있다는 사람의 책이 나왔다. <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이 그것이다. 저자는 출판사에서 일을 하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지만 도시에 살면서 불안감이 늘 있었는데 시골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고 한다. 이미 저자는 시골에 살 집을 구하면서 9개월간 고군 분투를 했는데 그 경험을 전작 <1억원으로 수도권에서 내 집 갖기>라는 책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저자가 시골에서 정착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자세히 써놓고 있어, 귀농이나 귀촌을 하려는 사람들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특히 책 머리부분에 ‘귀촌 십계명’중 ‘시골에서 먹고 살 직업을 구하라.’ 와 ‘가족 모두의 찬성을 이끌어내라.’ ‘닟선 시골 문화를 익히고, 봉사하려는 마음을 길러라’ 는 조언이 눈에 띈다. 무작정 좋다고 귀촌이나 귀농을 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고민하고 방향을 생각하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궁즉통’이라는 말처럼 여러 가지 대안을 고려하면 충분히 귀촌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 역시 자신의 시골집을 구했던 경험을 책으로 엮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으며, 시골에서 직업으로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제안하고 있다. 집수리라든가, 부동산중개업이라든가 개인의 전문성을 살릴 수도 있고, 농사철 일손이 모자라므로 일당을 받거나 포장이나 판매를 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했던 저자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실 귀촌이나 귀농이 선뜻 결정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삶의 터전을 바꾸고 생활을 바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귀촌에 관심이 있다면 귀촌하여 만족해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