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라 - 샤오미 VS 삼성, 펩시 VS 코카콜라, 애플 VS 아마존, 원조와 모방의 경쟁 구도가 알려주는 한 발 빠른 경영의 비법
마크 얼스 지음, 김효원 옮김 / 마일스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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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사람을 흔히 보게 된다. 대부분 핸드폰에 MP3 파일을 넣어서 듣는 것인데, 사실 MP3 기술은 우리나라가 최고였다. 한때 국내업체 아이리버의 MP3 플레이어가 세계 시장을 석권한 적이 있으나,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기와 애플사의 아이팟 이라는 MP3 후발주자의 공격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후 아이리버는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야기 둘.

패스트푸드의 대표회사는 맥도날드이다. 그런데 패스트푸드 체인의 창시자는 화이트캐슬이다. 원조 화이트캐슬의 아이디어를 베낀 맥도날드는 누구나 알고, 심지어 자본주의의 상징으로도 묘사되고 있다.

 

이야기 셋

세계 문학의 거장 세익스피어의 작품중 완전히 독창적인 작품은 겨우 3개뿐이었다.

 

사람들은 새로 만드는 창조적인 것을 높게 평가한다. 심지어 정부의 정책조차 ‘창조경제’, 부처 이름도 ‘미래창조과학부’라고 해서 ‘창조’라는 말이 들어갈 정도로 우리는 창조적인 것에 집착한다. 그런데 위에 사례 세 가지처럼 원조가 성공하기보다 모방자가 성공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와서 눈길을 끈다. 영국의 마케팅 전문가 마크 얼스카 쓴 <최초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라>가 그것이다. (원제: Copy, Copy, Copy : How to Do Smarter Marketing by Using Other People's Idea) 

 

저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 창조물, 전략은 단 한 사람의 손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손길을 거쳐 탄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보고 배움으로써, 즉 모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원조는 통상 제품의 평생 수명을 통틀어 시장가치의 7% 이하를 가져간다고 한다. 그래서 정통적 의미의 혁신이 아니라 다른 사업을 보고 배우는 것이야말로 승자와 패자를 구분짓는 요인이라고 <이코노미스트> 지적했다.

 

그래서 노키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초일류 기업들이 인류학자를 고용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산자이(모조품 회사)가 거둔 혁신 보고서를 받아보고 있으며, 모방자에게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놓게 한다음 이를 역으로 모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가 주장하는 모방은 무조건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베끼는 수준에서 최고의 것이 나올 수 없다. 저자가 말하는 것은 ‘느슨한’ 모방이다. 모방이 자유롭게 일어나도록 하여 오차와 변이가 발생하도록 장려한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결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벨크로(이른바 찍찍이)는 씨앗을 널리 퍼뜨리기 위한 산우엉 가시 표면을 보고 모방한 것이고, 일본의 초고속 열차인 신칸센의 앞부분은 물총새의 날렵한 부리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자연으로부터 모방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사례는 소아심장 수술에서 사망률이 100%였다가 이제는 한 자리수로 감소한 사례이다. 런던의 한 외과교수는 수술후 F1 경주를 보면서 경주용 자동차가 정비를 위해 정차한 순간을 주목했다. 순식간에 거대 규모의 정비팀이 붙어 작업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F1의 우수사례를 병원에서 제도화한 끝에 실수 사례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다. 이처럼 밀착 모방보다는 느슨하게 멀리 떨어진 분야를 모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가치는 실무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52가지의 구체적 전략을 소개하고 있어서 단순 모방이 아닌 느슨한 모방을 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고유성이나 창조성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성과는 다른 사람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모방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것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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