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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공부법 - 미치도록 공부가 하고 싶어지는
자현 스님 지음, 소복이 그림 / 불광출판사 / 2015년 12월
평점 :
4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특이한’ 사람이 있다. 하나의 박사학위를 따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4개나 박사학위를 했을까? 뿐만아니라 인문학자중 매년 가장 많은 논문을 등재하고 있다고 하는데 보통사람은 아닌 것 같다. 더욱이 일반인도 아닌 스님이어서 관심을 끈다. 그런 스님이 공부법에 대한 책을 냈다. 바로 자현 스님의 <스님의 공부법>이다.
사실 공부를 잘 하는 법에 대한 책도 다양하게 나와 있고 제법 잘 팔린다고 한다. 그런데 그 책들을 살펴보면 원래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이거나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막상 일반인들이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냥 저렇게 공부 잘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배아픈’ 생각만 남을 뿐이다. 마치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라고 하는 그들의 말이 선뜻 믿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의외로 초등학교 성적에 가도 있고, 학번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등 기억력이 좋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인 저자가 말하는 공부법이어서 우등생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공부에서 암기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런데 저자처럼 암기를 제대로 못하면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들다. 이에 대해 저자는 고등학교까지는 암기력에 좌우되지만, 대학원의 논문쓰기는 다르다고 한다. 논문쓰기는 창의력에 기반해서 관련자료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관점을 도출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고, 논문을 읽기보다는 책을 읽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아쉽게도 공부를 잘하기 위한 족집게 비법을 저자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직하게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예컨대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힉이며, 무의식의 힘을 믿으라는 것이다. 저자는 실제로 3년간 3,000권 정도를 읽게 되자, 혼란속에서 법칙을 찾아냈으며, ‘이미지 기억법’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한 사소한 반복으로 나와의 약속을 지켜 신뢰를 두텁게 하는 방법도 제안한다. 예를들어 ‘나는 하루에 세 번 이를 닦는다’거나 ‘하루 50페이지 책을 읽겠다’는 어렵지 않은 약속을 해서 반복적으로 실천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의식과 내면의 신뢰관곅 쌓여, 내가 한번 결정한 일은 무조건 한다는 인식이 확립된다고 한다. 처음에 기대한 자세한 공부법에 대한 설명은 다소 아쉽다. 그러나 스님의 공부에 대한 관점과 시각은 공부에 대한 심적인 부담감을 줄여주고, 공부와 평생 친구가 될 수 있다면 그 또한 큰 소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