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 시민 권력을 위한 불온한 정치사史 울도 담도 없는 세상 1
하워드 진 지음, 김민웅 옮김 / 일상이상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시민 권력을 위한 불온한 정치사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정치인을 욕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왜 술자리나 사람들이 모이면 정치인을 ‘안주’ 삼아 ‘씹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정치인들의 밥 먹듯이 하는 거짓말 때문일 것이다. 특정 대선후보를 놓고 비판을 하게 되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된다고 하니 구체적인 사례를 드는 것은 여기서는 생략할 수 밖에 없어서 유감이다. 다만 국민들은 정치인의 거짓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원래 그런가 보다 하는 덤덤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이 기득권층의 음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각 정당의 후보들이 많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시의 적절한 책이 나왔다. 하워드 진의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 시민 권력을 위한 불온한 정치사>가 바로 그것이다.

 

“매일 대통령 후보들이 쏟아내는 말들은 별로 새로울 것도 없어, 쓰레기 더미만 쌓여가는 식이 되고 있다.”

 

얼핏 들으면 그냥 대통령 선거때 후보들의 장미빛 공약에 대한 비판 또는 푸념으로 들린다. 그리고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그런데 이것은 요즘 나온 말이 아니다. 바로 하워드 진의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2010년 타계한 저자의 말 치고는 너무 시기가 절묘하다. 하워드 진의 이 책은 바로 미국의 정치에 대해 비판을 한 내용이며, 미국의 시사잡지인 <프로그레시브>에 기고한 글들의 모임이다.

 

참고로 저자 하워드 진은 미국의 역사정치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이다. 유대인 이주민의 아들로 태어나 빈민가에서 성장한 그는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잇는다. 세계2차대전에 폭격수로 참전하였는데,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반전주의자가 된다. 이후 27살에 대학에 입학하고 이후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흑인들만 다니는 학교인 스펠만대학교의 역사학교수가 된다. 이후 학생들과 함께 차별 항거운동을 벌였으며, 이후 베트남 반전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노암 촘스키와 더불어 미국 현대사의 양심으로 일컬어졌다.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에서 현대사의 양심인 하워드 진이 있다는 것은 쓰레기 더미속에 핀 한송이 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는 미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철저하게 비판하며, 특히 전쟁으로 인해 젊은이들을 잃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하다.

“이라크 전선에서 죽은 미국의 병사들은 그들의 조국을 위해 전사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부시와 부통령 딕 체니 그리고 국방장관 럼스펠드를 위해 죽었다. 이들은 모두 거대한 오일 자본의 탐욕과 미국의 제국주의, 그리고 대통령의 정치적 야망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들 젊은 병사들은 죽음의 기계라고 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드는 군수산업을 위해 죽었으며, 다른 나라의 부를 무력으로 훔친 일을 은폐하는 작업에 동원되어 생명을 빼앗겼다.”라고 하워드 진은 안타까워했다.

 

저자의 글은 편하게 읽힌다. 그는 참 지식인으로 직접 그는 솔선수범해서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비록 미국의 이야기지만 우리 지식인들도 이러한 덕목을 배워야 할 것이다.  끊임없이 시민의 권리와 불복종 등을 강조하는 저자의 주장은 기존 정치인들의 입장에서는 ‘불온’하기는 하나, 시민을 위해서는 아주 ‘유용’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행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록 저자는 ‘선거에만 매몰되지 마라’고 주장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최선은 시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투표권을 소중하게 여기고 소신껏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 우리에게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자기 국민들에 대한 책임을 위반하는 정부는 마땅히 “바꾸거나 폐기되어야 한다”는 문구에 의거해 저항하고 또 도전해야만 한다. 이것은 당장엔 가당치 않은 일인 것 같지만, 도처에서 아주 작은 일부터 조금씩이라도 무수히 실천해 나가다 보면 결국 이루어질 목표이다. 시민들 각자가 자신의 불만으로 여기고 있는 일들을 교정하기 위해 정당정치의 테두리 밖에서도 행동하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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