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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BL] 잔화(殘花) (외전증보판) (총3권/완결)
히아신스 / M블루 / 2018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양풍 BL은 항상 좋아하는 데다, 공의 키워드가 마음에 들어서 구입.
아버지가 백부의 손에 죽은 후 달아나 기생이 된 주인수 제연은 기생 화야로써 살아가게 된다.
우연히 황제의 눈에 띄어 후궁에 들어가게 된 제연은 복수를 위해 높은 자리에 올라갈 것을 갈망하게 되고 황제에게 안긴다.
주인공인 주헌은 자신의 아비가 한 짓을 보고 달아나는 제연을 차마 쫓아가지 못하고 방안에서만 6개월을 지내다, 자신의 혼례식날 달아나 전쟁터로 향한다.
여기서 주헌은 그 이후의 시간을 후회와 고통속에서 지낸다.
열일곱 살, 이미 아비의 부정함과 잔인함을 잘 알면서도 오히려 잘 알기때문에 아비가 두렵고 무서웠던 나이.
마음으로는 그 날 도망가던 제연을 쫓아갔어야했다고 후회하지만, 그 당시엔 아비의 손에 죽임당할 것이 너무 무서워 그러지도 못하고 현실도피만 반복한다.
그리고 재회한 제연이 황제를 등에 업고 복수를 다짐했을 때, 그의 곁에서 복수를 돕겠다 결심한다.
주헌이 그 날 도망치던 제연을 따라가지 못한 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인데... 이게 사실 현실적으로 맞긴 맞다. 맞긴 한데... 생각하면서도 판타지(BL장르는 판타지니까) 주인공 감은 아니지 않나 싶다.
열다섯, 열여섯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결국 죽었는데 열일곱의 주헌은 당장 목에 칼이 들어온 상황도 아니고 아무리 무섭고 두려웠어도 그게 정적이나 자객도 아닌 자신의 친아비였다.
아비가 그렇게 자신의 동생을 죽인 동안에 다른 곳에 있어서 지켜주지 못했다거나 하는,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에게 확실하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장치를 해뒀더라면 제연의 까칠함도, 황제에게 기꺼이 몸을 바치는 장편도 더 안타깝고 괴롭게 느껴졌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그런 이물질과의 씬에서 딱히 찌통을 못 느끼고 '그래, 어디 황후 될 수 있으면 한 번 되어봐!' 라고 오히려 응원했던 것은 주헌에 대한 안타까움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다.
후에 이런 저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주헌이 다시 전쟁터로 향하고 그야말로 목숨을 걸게 되는데, 이왕 걸 거면 주인공답게 좀 멋있게 걸어주지, 전쟁터로 행했다는 문장만 덩그러니 있는 이런 멋없는 건 영 별로.
아님 전쟁터에거 목숨이 풍전등화인 상황을 좀 그려주시던가, 그런 건 일절 없으니 더 그렇다. 오히려 제연이 수차례 자살기도를 한다.
황제는... 사건의 진행에 있어 꼭 필요한 인물이고 터닝포인트마다 등장하긴 하지만, 두 주인공간의 애정전선에 있어서는 별 힘을 못 쓴다. 그냥 기생 화야에게 황후의 자리를 놓고 밀당하면서 몸이나 겨우 갖는 서브공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차피 이렇게 쩌리일 거면 굳이 제연이랑 씬까지 만들어줄 필요가 있었나? 수가 다른 사람이랑 하는 거 극혐인 분들도 많던데.
그리고 이런 동양풍 소설 보면 어디서 들어본 단위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쓰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주헌도 무려 7척 장신이란다. 뭐 실제로 그렇게 클 수도 있긴 하겠다만...
7척이 210cm라는 건 작가님이 잘 알고 쓰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