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부제 누가 달았는 지 참... 어둡고 피폐함만 가득한 작품인데, '~ 개똥밭에 굴러도 네가 좋아 ~'는 좀 그렇다...
공이 에스퍼, 수는 가이드인 가이드버스인데, 시작부터 공이 수를 강간에 가깝게 취하고 내던진다. 찌통물이라 했으니 무슨 사연이 있을 지 기대가 됐다.
공의 설명에 의하면 갑작스레 열린 던전 덕분에 세상은 아수라장이 됐고 이 던전은 예고도 없이 시시때때로 아무 곳에서나 열리고 사람들이 마구 죽는다. 다른 작품에서 처럼 일정한 위치에 나오는 게 아닌 거라, 수가 공 옆에 붙어있던 말던 목숨은 늘 위험한 상황.
물론 에스퍼 옆에 있다보면 조금 더 위험하긴 하겠으나... 굳이 목을 조르고 윽박지르며 강간해서까지 밀어낼 만큼 자신을 떠나면 더 안전해지는 게 아닌 거 같아서 공의 마음에 공감이 잘 안갔다.
수는 거의 바보에 가까울 만큼 착하고 순한 성격인데 공이 거칠게 밀어낼 만할 정도로 모든 사람에게 이타적이다. 글 초반에 다리가 부러진 아이를 놓지 못하고 공에게 너만 도망가라고 한 게 공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 이타적이다.
뭐, 제대로 사랑받고 자라질 못해 서툴었던 거라고 치면 이해 못할 것도 아니지만 자기한테서 멀어지면 무조건 안전할 거라고 믿은 공이 끝까지 이해가 안됐다. 결국 수가 괴한에게 도망치다 던전으로 들어가게 된 건 가이드라서 당한 게 아니니까.
그래도 이 <숨어 보는 BL 특강> 시리즈 중에 제일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그 동안 작가님 전작에 대한 기대와 이벤트 때문에 꾸준히 보아오긴 했지만 내 기준에 못 미치는 스토리 전개가 많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