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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가시와 요람의 조각 1 ㅣ 가시와 요람의 조각 1
별보라 / 레브 / 2023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 왕명에 의해 의무를 다 해야하는 기사들은 계집종을 거느릴 권리를 가진다.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작품 속 세계관에서는 창녀를 대하느니 고정적인 계집종을 대하는 게 훨씬 낫다, 사생아 관리도 편하다 등등의 이유로 기사가 될 어린 남자들에게 일찍부터 계집종을 붙여준다. 어디까지나 종이니까 노예 신분.
보통의 어린 주인과 계집종들은 성인이 되어가며 사랑에 빠지는데, 그러다 사랑이 시들어가고 기사는 귀족 여자와 결혼하고 계집종과 그 자식들은 주인님 가족들을 모시게 된다. 그 과정에서 딸들은 팔려가서 또 다른 계집종이 되기도 하고... 계집종으로써 살아온 엄마들은 딸을 그렇게 보내는 건 당연하게도 싫어하지만 노예 신분이라 막을 방법이 없다.
1권은 주인공들 보다는 여주의 엄마와 생부의 얘기가 중심인데, 이게 엄청나게 재밌었다. 비탄에 젖을 수 밖에 없는 스토리라인이고 그들의 불행이 곧 주인공들의 불행이 되는지라 몰입이 엄청 잘 됐다. 이 1권의 스토리가 마지막권에 AU외전으로 다시 등장해서 아련함을 더해준다. 여주 아빠가 모든 불행의 원인이야.. 남주 엄마가 두번째 원흉이고.
완결까지 재밌게 읽었는데, 결론적으로 남주가 별로 한 게 없었다. 여주 욕하는 하인들을 죽이기도 하고 별거 별거 다 한거 같지만, 여주 뒤에서 뒷담화하는 하인들 제대로 단속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여주가 자기 엄마랑 한 자리에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와서 말리지만 결과적으로 자기 엄마가 하는 일 못하게 하지도 못했다. 남주가 좀 더 똑 부러졌으면 아버지와 같이 살진 않을 거라는 결심을 제대로 지켰을텐데 말이지.
하긴 그렇게 모든 게 완벽한 남주였다면 소설은 2권에서 끝났을 듯. 1권은 부모세대, 2권은 주인공 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