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 나의 제미니
모리카와 유 지음, 한호성 옮김 / 픽시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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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로인 것처럼 꾸며서 사람들을 속이는 놀이를 하는 지킬과 하이드 형제. 조금 냉정하고 차분한 형 지킬과 다정하고 화사한 동생 하이드는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서로를 흉내내는 놀이를 자주 한다. 그러다 존을 만나 처음으로 둘을 구별하는 사람을 맞닥뜨린 것에 당황하지만 셋은 곧 친구가 된다.


서로 자주 뒤바꾸는 형제, 둘을 알아보는 친구, 형의 죽음.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실제로는 동생이 죽었고 형이 동생을 가장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었는데 역시나였다. 좀 김새긴 했는데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이 촘촘했고 만화책의 특성상 아름다운 작화가 주는 만족감 덕분에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


어릴 적 낯가림 없고 친화적인 성격의 하이드가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는 걸 질투했던 지킬이 하이드가 싫다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던 적이 있어서 그 때부터 서로인 척 하기 시작했던 것인데, 하이드가 죽은 뒤 세상에 하이드가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는 지킬이 하이드로 살아가기로 결심한 것.


너무나 소년답고 너무나 감상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더 성인이 된 이후는 어떨까?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이 하이드로 가장한(친밀감 넘치고 잘 웃고 다정한) 모습을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 때 과연, 사랑하는 동생을 사랑해주는 연인에게 고마운 마음만 들 지, 아니면 어릴 때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지킬이 문득 떠올라 괴로워질 지...? 작품을 작품으로만 끝내면 좋은데, 이런 미래를 떠올리는 나는 역시 심술궂은 사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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