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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첫사랑과 미친개 (총3권/완결)
함초롱 / 조아라 / 2021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폭풍같은 인기가 있던 작가가 있었다. 로맨스는 아니고 BL이었는데, 말도 안 되는 비현실적인 스펙타클 버라이어티 유치찬란 세기의 사랑을 쓰던 작가였다. 개인지 여럿 가지고 있는데 간만에 생각이 났음, 이 작품을 보고.
합법적인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조폭집안의 조폭인 남주가 칼을 맞고 도와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골목, 차마 쓰러진 사람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여주는 반창고와 쌍화차를 건내주고 간다. 유흥가에 자리 잡은 교회 목사의 딸이었던 그녀의 얘기를 간간히 들어봤던 남주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시선이 가고 결국 스며든 첫사랑에... 뒤늦게 비싼 과외 쳐발라서 여주와 같은 대학에 입학한다.
여주의 이상형, 잘 생기고 착한 남자를 꾸며대며 대학생활을 하던 남주. 이쪽도 얼굴만 잘났을 뿐 연애도 못해본 초짜라 어찌 다가가야하나 고민만 하며 지켜보다가, 부모님이 경쟁 위치에 있던 다른 파의 습격을 받아 돌아가시고, 급하게 학교를 그만두고 복수를 감행한다. 그렇게 대략 2년여가 흐르고, 이제 다시 여주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하나 고민할 때 마사지샵에서 재회한다.
대학을 따라가질 않나, 회사 간다 했더니 정조대를 채우질않나,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이고 소설속에서도 보기 힘든 미친 남주와 순진하기 그지 없지만 남자 얼굴을 엄청나게 밝히는 여주의 케미가 1권 내내 재밌었다. 그랬는데 2권이 돼서는 강도가 낮아지더니 3권이 돼서는 평범해져버렸다. 뭐, 3권도 보통의 로설에 비해선 MSG맛이 느껴지긴 하지만 1권에 비하면 밍숭맹숭하다.
폴더폰과 국민학교 등이 등장하는 걸 보면 90년대나 2000년대초가 배경인 것 같은데 굳이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유도 잘 모르겠다. 딱히 그 시절이 배경이어야만 하는 이유도 없고, 추억어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에피소드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