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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힐랄의 별 (총2권/완결)
서나예 / 노블오즈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라가 전쟁에서 져서 패망하고 여주가 침략국의 귀족이나 왕에게 끌려가서 노예나 후궁 또는 정략결혼의 제물이 되는 내용은 워낙 클리쉐다. 최근엔 반대로 남주가 끌려가는 작품도 몇 있는데, 이쪽이던 저쪽이던 흥미진진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클리쉐겠지만.
이 작품의 여주 힐랄은 황제(여성)의 노리개였다 도망쳐서 황제에세 모욕감을 줬다는 이유로 잡혀와 황제의 동생인 남주 아사드의 침실 노예도 바쳐진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황족의 사랑. 남주의 부모가 그랬듯 황제도 힐랄의 오빠 나시르를 사랑했다는데 무슨 사랑인 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따지면 아사드가 저 집안에서 제일 멀쩡하다. (어디까지나 저 집안 한정으로. 일반인 기준 얘도 많이 벗어났음.)
황제에게 복속, 아니 귀속에 가까운 삶을 살아온 아사드는 황제의 명에 의해 죽이고 점령하는 것 외엔 아무 것도 모르는 인형같은 인물이다. 희노애락도 모르고 하다못해 쾌락도 모른다. 그러다 힐랄을 을 만나 드디어 인간적인 감정과 욕구를 깨닿게 된다.
뭐 여기까지만 해도 수십수백 번은 본 내용인데 여주가 범상치 않다. 복수를 위해선 죽음도 불사한다. 보통은 차라리 죽겠어! 하고 결심만 하지만 결국 못하거나 맘이 바뀌거나 실행은 했으나 성공하지 못하는데, 힐랄은 성공한다는 게 엄청 흥미로웠다. 뭐야 진짜 죽나? 진짜 죽어? ... 죽었냐? 로 가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다. 작품이 피폐한데도 굉장히 건조하게 읽어내려간 내 자신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웠음.
남주는 제대로 배우지 못한 '감정'이라는 부분을 스스로 깨우쳐간 훌륭한 학생이었으나, 갈팡질팡 문제풀이 과정은 고스란히 남아 돌아온다. 인생은 객관식이 아니라서 정답을 맞춘다 해도 그게 만점은 아니거든.
남주가 적립한 후회스택을 심적 고통만이 아니라 신체적 고통(그것도 영구적인)으로 돌려받는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이 작품은 여주보다 남주의 피폐가 더 심하다고 생각함.
작가님 외전주세요. 남주 넘 불쌍해서 발닦개 중에서도 만족스럽게 사는 발닦개인 모습 꼭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