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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발밑의 황제
은서예 / 문릿노블 / 2020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작 <늑대의 화원>에 이은 세계관이다.
전작에서 도망간 공주의 오빠인 황제 채호가 남주, 문나라에서 시집 온 공주 사린이 여주.
간단히 말해서, 요즘 간간히 나오는 여공남수 소설인데, 작품성이 떨어진다.
같은 여공남수라도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파멸에 관하여>에선 느껴지지 않는 거북함이 이 소설에선 많이 느껴진다. 작품성 없는 페미소설..이라는 느낌.
전작의 공주와 이 작품의 사린은 정의롭고 똑똑하며 크게 욕심도 없는 인물로 그려지고 남주 채호는 세상 이런 황제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찌질하다.
아니, 찌질한 남주가 개과천선하는 것도 물론 재밌긴한데, 이 작품에선 그 과정이 전혀 재밌지가 않다. 감정선이 없기 때문이다.
채호가 정치를 개판으로 해서 제국이지만 문나라보다 힘도 약하고, 사린은 '지금은 후제국과 문나라이지만 후나라와 문제국이 될 수 있다'며 황제를 협박하고 무시하고 육체적으로 괴롭힌다.
그러면서도 뭔가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무딘 모습을 보여줌. 사린의 감정선은 그런대로 이해가 감.
그런데 채호는 말끝마다 네년이, 네년이 이러면서 묶어놓고 성기 좀 만져줬다고 바로 발밑에 끓음.
그것도 무슨 특수한 매듭으로 성기를 묶어놓고 안풀어주니, 사냥 가서 귀족들이랑 온천해야하는데 이것 좀 풀어달라고 애걸을 하네... 야, 후제국엔 가위 없냐?
저렇게 가위도 생각 못할 정도로 정신이 무너질 만큼 짓밟은 장면도 없고,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꿇을 만큼 사랑하게 된 계기도 뭣도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 지 모르겠다.
문릿노블에 두 권짜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두 권으로 좀 길게 쓰시면서 사린이 채호를 조련할 거면 확실히 조련해서 SM적으로 가던가, 아니면 채호가 평생 아랫 사람들 무시하며 살던 것을 고치려면 확실히 고쳐서 개과천선 시키던가, 그것도 아니면 그런 개망나니 모습은 그대로지만 여주를 너무 사랑해서 여주한테만 약하던가, 뭔가 하나 끝을 봐야하는데 중간 과정은 하나도 없고 갑자기 '발밑의 황제'가 되어버린다.
책소개에
채호는 점점 그녀가 주는 고통과 쾌락에 서서히 굴복하게 되는데…….
라고 쓰여있지만 바로 저 부분이 표현이 안됐다!!!!!
이번달 문릿노블은 그냥 그래서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