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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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의 삶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아니, 꽤 구체적인 고민이 있다. 경제 활동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경제 활동을 못 하게 된다면 생계는 어떻게 될까, 몇 세까지 남의 도움 없이 내 다리, 내 팔로 움직일 수 있을까, 남편이 먼저 죽으면 혼자서 어떻게 살아갈까, 아이들은 사회에서 제구실을 하며 살아갈까?(우리한테 빌붙으면 어떡하나 🤣) 내가 아이들에게 짐이 되면 어쩌지? 더 나열하다가는 밤을 새울 수도 있겠다.

막연하지만 구체적인 이런 두려움이 이 책의 저자를 만나 조금은 해소가 된 듯하다.

그녀는 100세 가까운 나이까지 여전히 사회와 관계 맺고, 일을 하며, 후배 약사들을 지도했다.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젊고 따뜻하다.

그녀를 보며 ‘늙는다는 것’이 곧 ‘쓸모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삶을 살아가고, 더 깊이 사람을 이해하고, 더 다정해지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쟁이란 극악한 현실을 겪고 살아남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고 절망스럽고 암담한 시간을 묵묵히 버텨 자신의 역할을 꾸준히 해낸 사람이 주는 조언이라 한 문장 한 문장 마음에 와닿는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나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떻게 늙어가고 싶은가?”

“내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

그녀가 늘 그러했듯 아침에 눈을 뜨면 묵묵히 오늘 할 일을 하고, 지금 눈앞의 일에 몰입한다. 오늘 하루를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살다 보면 내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다가올 내 노년이, 두렵지 않게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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