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분은 사과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1
김지현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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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십 대였던 내가 쓴 일기장이 아닐까? 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주인공 이경이의 성격과 생각이 그 시절의 나와 참 많이 비슷했다.

이경이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어렵다. 친구들 사이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타이밍을 맞춰야 할지, 모든 게 다 걱정투성이다. 6학년 때 친했던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기억이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 있다.

고등학생이 된 이경은 반에서 여전히 혼자다. 같은 반으로 전학 온 전솔은 금방 반 아이들과 친해져 웃고 떠든다. 이경은 전솔의 그런 자연스러움과 친화력이 부럽기만 하다.

조별 모임. 이경에서 많은 양의 분량이 주어졌다. 이경은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게 싫어 하겠다고 했지만 답답한 자신이 한심하다. 며칠 뒤 과제 진행 상황을 묻던 강유림이 다시 과제를 재분배하고 무사히 발표를 마친다. 이경은 당당한 태도로 논리정연하게 말하던 유림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중학교에서 친했던 무리 중 임규리만 같은 고등학교로 왔다. 4명의 무리 중에서도 제일 친하지 않던. 아는 아이는 규리뿐이라 함께 급식을 먹고 하교를 한다. 규리는 점점 같은 반 친구와 하고 싶어 하는 눈치고 이경에게 무리한 부탁을 서슴없이 한다. 이경은 규리가 자신을 만만하게 보는 것만 같다.

세상에 친구가 전부인 나이, 나 말고 다른 사람은 다 멋지고 좋아 보이는 나이. 그 시절을 겪어 본 사람은 이경이 하는 고민이 참 많이 공감될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본 청소년 소설은 판타지가 가미 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렇게 현실적이고 내면 묘사가 잘 된 소설은 처음이었다.

이경은 자신이 부러워하던 친구,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던 친구의 모습이 그 친구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친구들을 더 이해하게 된다.

이경은 다른 친구를 부러워 하지만 내가 볼 땐 이경은 가장 좋은 친구다. 조용히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친구가 어떤 마음일지 헤아려주는. 이미 이경이 좋은 친구가 되었기에 친구들도 이경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학창 시절에 순정 만화에 빠져 만화책만 보느라 청소년 소설을 접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10대에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친구들을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지금 중고등 여학생들이 읽으면 많이 공감할 것 같다. 근데 우리 중학생 아들은 읽고 어떤 느낌을 받을지 너무 궁금하다. 공감할까? 전혀 이해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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