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인식도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일을 하면 기초수급비가 깎이니 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곤 그들을 향해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물론 사회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수급자들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수급비 자체도 겨우 생존만 가능한 돈이라는 걸 몰랐다.
한창 성공 팔이에 빠져있을 때 결핍투성이인 과거를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은 이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난 결핍 없이 자라서 독기가 없나?'
자신을 지켜주는 어른도 없고 하루하루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절대적인 결핍은 성공의 밑거름이 아니라 생존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걸 나는 몰랐다.
난 정말 몰랐다. 왜냐하면 내가 겪어보지 못했고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기 때문에. 그래서 이 책이 귀하다. 우린 가난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가난을 동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난을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
이 책은 가난이 얼마나 무섭고 비참한 것인지 알려주었다. 가난은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생겨난 것도 아니고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우리 사회에 여전히 가난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을 알게 해주었다.
가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했던 그녀의 처절한 노력이 나를 한참이나 부끄럽게 했다. 그녀가 판 가난이 적어도 나에게는 값진 가치가 되었다.
가난한데 하필 꿈이 작가였던 그녀가 지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인세만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유명한 작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