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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그 모든 우연이 모여 오늘이 탄생했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나는 일부분 운명론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노력해도 병에 걸려 일찍 죽기도 하고, 누군가는 몸에 좋지 않은 많은 것을 해도 오래오래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건 수명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와 같은 생각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없고 불확실한 우연들을 운명이라는 틀로 설명하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생각하고 쓰다]라는 책에서 사전 지식의 더미인 스키마가 쌓여야 잘 읽을 수 있다고 했는데 과학 분야의 스키마가 전혀 없다 보니 물리학, 생물학, 뇌과학에 대한 내용은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아니 읽는 것조차 너무 어려웠다. 눈으로는 읽고 있지만 그대로 다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저자도 이 사실을 알았는지 어려운 부분은 건너뛰어도 된다고 말해주어 마음이 조금 편안했다. 그 부분을 건너뛰어도 다음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다음 재독을 할 때에는 과학 내용도 충분히 이해될 정도로 스키마를 많이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은 진화에서 기존의 생물을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무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듯 새로운 발견은 우연에 대해 열려 있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불만의 해결책과 오류를 참아내며 많은 실험을 하고 적은 선택을 하는 진화의 법칙을 통해서 탄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뇌는 끊임없이 틀과 설명을 찾지만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각자의 해석에 달려 있다고 한다. 하나의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시각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경우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릴 수도 있지만, 생명을 다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도 것처럼 말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규칙을 찾거나 인과관계를 발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우연한 일들에 규칙을 찾느라 힘 빼지 말고 우연을 인정하고 우연의 힘을 활용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