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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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산문 - 라면을 끓이며 9/22
1.김훈의 글은 치열하며 정직하다. 치열함은 사고함에 있어서 근거제시에 관함이고, 정직함은 글을 쓸때 표현의 정직함과 적확함을 이야기 한다. 사고함에 있어서 그의 이러한 태도는 반드시 배워야할 태도라 생각한다.
1. ˝라면을 끓이며˝ 는 작가가 지니고있는 사고의 흐름에 따라 억지스럽지 않게 쓰여졌다. 라면, 밥, 돈, 손, 발- 가장 개인적인 것들부터 아버지, 목수, 여자, 서민, 소방관, 세월호 등의 타자적인 것들, 인위적 사물들 (줄, 공, 바퀴, 쇠, 가마, 길, 러브호텔과 교회), 자연 (바다(!), 고향, 까치, 연어, 꽃, 잎, 수박, 자두) 등 세상을 이루는 것들에 대한 것들을 의식의 흐름들을 치열하게 고찰하는 글이다.

P37. 내 아버지는 공회전과 원점회귀를 거듭하는 한국 현대사의 황무지에 맨몸을 갈았다.

P53. 죽변항구 뒤쪽 바닷가 언덕의 신석기 유물.

P65. 어선의 헝클어진 모습은 가지런한 무질서이며 시원적삶 경의 경건성이다.

P71. 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밥벌이도 힘들지만, 벌어놓은 밥을 넘기기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P75. 시위군중의 밥과 전경의 밥 기자의 밥은 다르지 않다. 그 거리에서, 밥의 개별성과 밥의 보편성은 같은 것이었다. 아마도 세상의 모든 밥이 그러할 것이다.

P76 나에게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이다. 열대의 바다에서 색은 공으로 소멸하지 않는다. 색들은 생멸을 거듭하면서 공을 가득 채운다. 열대의 바다에서 색과 공은 서로 의지해 있다. 색은 공의 내용이고, 공은 색의 자리이다. 색과 공은 서로 끌어안고 시간 속을 흘러가고 있다.

P 126 공은 완벽한 객관물이다. 공은 구형이 아니면 안 된다. 공은 전쟁에서 놀이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찾아낸 놀라운 장난감이다. 공은 아직도 고대와 현대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전쟁은 겨우 이루어진 공의 진화 정도를 훼손하고 있다.

P133 (배에서의) 노동은 거의 대부분 밧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 하나의 밧줄에 여러 명의 선원들이 매달려… 지휘자도 없는 오케스트라처럼… 그렇게 말없는 노동과, 이심전심의 재배치가 밤새도록 바다 위에서 전개되었다.

P137 삶은 살아 있는 동안만의 삶일 뿐이다. 죽어서 소멸하는 사랑과 열정이 어째서 살아 있는 동안의 삶을 들볶아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P143 창세기 이래로, 인간은 죽음으로써 지구를 구해냈을 것이다. 다들 죽어 없어지지 않았다면, 또 다른 살 자리가 없어서 죽었을 터이다. 그래서 죽음이야말로 인간이 세계와 후손을 위해서 베푸는 가장 큰 보시이며 은혜일 것이다. 죽음은 죽은 자를 객관하시킨다.

P154 이 6만원, 이 세상에 이 6만 원처럼 슬프고 참혹한 돈이 또 있겠는가. (유민이와 김영호씨)

P163 세월호는 이 모든 원리와 인류의 축적된 경험을 거꾸로 했다 그러니 어찌 살기를 바라겠는가. 갑판에 과적을 함으로써 무게중심을 위로 끌어올렸고, 배 밑차의 평형수를 빼버려서 배의 중심을 허깨비로 만들었다. 이것이 침몰의 원인인가. 이것은 원인이라기보다는 침몰 그 자체다. ..배가 뒤집히니까 가라앉았다는 말과 같다. 이것은 동어반복이다.

P173. 돈의 위상, 돈은 이 나라의 가치 저장, 측정, 교환, 유통, 지불, 결제 수단을 장악함으로 인간, 세계를 지배한다. 보이지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채찍.

P178. 그럼에도 돈은 인의예지의 물질적 기초이다. 사내의 삶은 일언이폐지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P182 돈앞에서 어리광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말라.
P188 돈은 추상성과 객관성을 완벽히 확보하였다. 심청이 공양미 3백석 (이데올로기 효, 실존은 돈)
P191 신호는 남에게서 나에게로 나에게서 남에게로 나의 떨림으로 너의 떨림을 해석한다.
P197 서민 흉내내는 정치인의 꼴갑, 서민은 선악 개념을 내포하지 않는다. 돈또한 마찬가지.
P200 러브호텔과 교회, 위선과 허위의 주차장 비닐 문(?)은 세상을 편안하게 해주는 위선적 편안함. 최소한의 예의의 필요성
P205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 다가갈수 있으며, 위로할수 있다는 사실 (소방관), 그래서 그들의 살신성인은 더 더욱 숭고하다.
P230 사랑이라는 단어의 난해함. 모든, 닿을수 없는, 건널수 없는, 다가오지 않는 것들과 참혹한 결핍들을 모조리 사랑이라고 부른다. 기어이.
P235 여자와 거울, 익명의 여성성을 고유한 개별성으로 바꾸는 행위가 거울함이다.
P242 화장을 강요하는 생각 아래에 깔려있는 잘빠진 여성성을 강요하는 우리사회의 폭력성, 인간이 인간이 아닌것으로 바뀔때 더러움이 발생한다.
P245 여자 가슴은 진화를 거치며 직립보행의 영향으로 어쩔수 없이 전방을 향한 것뿐이니 늘어진 가슴은 중력의 작용이다.
P250 성적 노출은 여성의 자유, 추워지면 주워입는 것인데 무엇이 걱정인가.
P255 해마다 3만명의 딸들이 죽어 나간다는 충격적인 사실 - 2015년 정도 기준인듯
P261 아줌마를 소외시키는 성적 기만과 허위, 단 아줌마들 제발 좀 예의는 지키자.
P269 글을 쓰는 모든 도구 역시, 악기처럼 몸의 일부로써만 작동한다.
P282 손은 여전히 정치적이고 개혁적이다. 손의 울음은 멀어서 아득한 희망을 환기시킨다.
P288 개, 고양이들의 발과 인간의 발은 기본적으로 걷는다는 텔로스(목적)을 공유한다.
P299 길은 생로병사의 모습을 닮아 있다. 진행 시점이 모든 과정에 닿아 있고, 통로와 모든 구부러짐, 풍경을 모두 담고 있다.
P314 거칠고 사납고 과장된 말이 아닌 순하고 단정하고 말꼬리가 분명한 존대를 쓰자.
P331 북한산은 있음에 한강은 됨에 있다.
P339 쇠는 전쟁을 더욱 전쟁답게 만들었고, 농업생산력을 높여주었다. 그러므로 쇠의 꿈은 세계를 개조하는 사명을 완수하는 것이었다. 쇠의 모순된 꿈은 전쟁과 평화 사이에 거대하게 걸쳐있다.
P345 가마의 어둠은 물, 불, 바람, 흙 같은 원소들이 삼투( 농도의 차이로 이동, 변화) 작용을
통해 하나로 합쳐져 새로운 인공 자연을 만드는 잉태 공간이다
P346 불, 물은 상극이지만 둘다 부드러운 유동성 (동어반복이지만), 물은 물리력, 불은 화학력의 유동성
P349 셋이 모이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창조성) 둘은 소통, 셋은 창조, 그러나 개별적이다.
죽음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개별적 행위이다.
P368 자두는 식물임에도 동물적 에로스의 모습을 하고있다. 감촉과 향기가 각각 동물의 살, 육향 스럽다.
P370 자연사한 새들, 벌레들을 본적이 없다. 있음과 없음 사이에 길을 잃는 가을.
P374 바람소리는 정확히는 바람이 세상을 스치는 소리이다.
P379 임꺽정과 칠장사, 해소국사와 임꺽정 이야기의 유사성은 해소국사가 도둑들을 가르켰다는 이야기에대한 이야기(소설)이다.
P391 연어 (고형렬) 죽기에 실패하는 연어는 없다. 종족의 한 세대가 다 함께죽어서.. 이 장엄한 뗴죽음의 하천이 바로 신생의 자리이다.
P397 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 김훈기자시절, 박경리 사위 김지하 출소 (민청학련, 인혁당사건) 박경리와 외손자, 백기완의 출소를 위한 벌금부족을 메꿔주고 사라진 박경리, 김지하의 말로만 하는 진보와 박경리의 모성을 대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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