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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니멀라이프 - 덜 하고, 덜어내며, 더 살다
이소희 지음 / 비와나무출판 / 2025년 5월
평점 :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요즘 화두인 주제다. 저속노화나 다이어트와 같은 건강을 넘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그 방법으로 미니멀 라이프가 대두되었다. 특히나 넘쳐나는 정보와 매체로 인하여 너도 나도 갖고 싶은 것을 넘어 모으고 싶은 것들을 모으는 요즘 시대에 미니멀 라이프는 너무나 생소하여 존경심을 갖고 보게 된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예전에 없었던 배고픈 기억으로 인해 하나둘 모으다보니, 나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물건들에 파묻혀 살아가는 삶처럼 비춰질 수 있다.
조금 더 <슬니멀 라이프>를 읽었다면 어땠을까. 사실 내가 마라톤 선수도 아니고 그만큼 많은 신발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머리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쌓여있는 운동화들을 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의 운동화를 사고 싶다는 모순덩어리로 살아간다. 그냥 덩어리이기도 하다.
저자 이소희 님은 은퇴 후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를 가졌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한 가치관 정립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니멀리즘을 시도했지만, 미니멀리즘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에 갖고 있던 물건들을 버리고 간단한 것들을 도로 구매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했다. 그러면서 저자 자신의 삶의 방식에 맞는 슬로우 라이프까지 가미한 슬로우 +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며 <슬니멀 라이프>를 저술했다.
은퇴 후, 삶의 전반전을 종료하고 후반전에서야 자신을 글로써 그리고 글로서 싹틔웠다는 점은 예전에 작성했던 <불꽃 속에서 문학을 피우다>의 저자와 유사하다. 두 분 다 은퇴 후에 느낀 깨달음이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더 빨리 깨달았다면 어땠을까하는 후회도 했지 않을까. 저자들의 지난날에 대한 후회나 안타까움은 뒤로 하고, 나에게 적용할 가치가 있는 생각이다. 더 일찍 알았다면 어땠을까.
세상이 올바르고 합리적인 삶이라 제시하는 것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나에게 맞춰 재단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적으로 미라클 모닝, 미니멀리즘, 저속노화, 근력운동, 다이어트, 저탄수고단백, 황제다이어트 등 넘쳐나는 만큼 금새 생겨나고 사라지는 유행들에 휩쓸리지 않는 나만의 뚜렷한 주관이 필요하다.
우리는 학교를 비롯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규칙에 맞춰 생활해나간다. 그러다보면 철저하게 규칙이 우리를 재단한다. 재단된 삶을 살다가 그 삶을 그만두었을때나 비로소 내가 살아온 삶이 과연 내가 살아온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사회의 규칙에 의하여 팔다리가 잘려버린 자아는 온데간데 없다. 그렇기에 당황하고 방황한다.
<슬니멀 라이프>는 그런 방황을 겪었던 수기를 담담한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꼭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라도 긍정적인 일종의 챌린지를 시도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내면화하여 긍정적인 습관으로 자리매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주로 삼일천하로 끝나서 되려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졌던 기억도 꽤 있다. 그러한 시도와 실패의 기억들로 인하여 <슬니멀 라이프>에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서평 쓰기와 달리기와 같은 내 삶의 습관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하여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는 점에서 <슬니멀 라이프> 서평을 신청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슬니멀 라이프>는 물건들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을 비롯하여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서, 저자의 삶과 글을 통하여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디지털 디졸브’라는 개념으로 우리 삶의 한 모습을 꼬집어 주었던 부분이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