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외식 집에서
주현지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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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하기도 쉽지 않은 코시국, 매일 먹는 똑같은 밥은 지겨울 때, 이 쿡북을 꺼낸다.

사진으로 보이는 요리들이 화려해 보여 레시피가 어렵지 않나 주춤하지만, 조리 순서대로 찍은 사진과 친절한 설명 거기에다 놓치기 쉽거나 실수하기 쉬운 부분 또는 저자의 팁이라고 할만한 것들을 그레이 박스안에 친절히 설명해 놓아서 자신감 있게 요리할 수 있다. 저자분이 요리를 전공으로 공부하지 않으신 분이라 요리 초보자의 눈높이를 잘 아시는 것 같다.

👩‍🍳총 4 파트로 나뉘어져,

1️⃣part 1은 유명맛집 메뉴 (들기름 막국수부터 매운 소갈비찜까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봤음직한 멋진 외식 메뉴들이 꽤 많다.)
2️⃣part 2는 솥밥의 정석 (각 솥밥에 어울리는 다양한 양념장까지)
3️⃣part 3는 우리집 시그니처 요리 (메인 메뉴부터 분식까지 다양하다)
4️⃣part 4는 한식당보다 맛있는 메뉴 (저자의 비법을 더한!)

그리고 보너스로 다양한 홈메이드 소스 레시피와 시판 소스의 역할과 활용을 알려준다.

집들이 메뉴나 솥밥, 한식 요리 등 어쩌면 몇 권의 쿡북을 사야 될 수도 있는 다양한 요리들이 이 한 권의 쿡북에 다 들어있으니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일 거라 확신한다.

2021 하반기 테이스트 북스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테이스트 북스의 최신 쿡북들을 볼 기회를 가졌다. 테이스트 북스의 쿡북들은 사진이 일단 너무 좋고 레시피 외 흔히 조리과정에서 놓칠만한 것들을 꼭! 집어 알려주니 요리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좋았다. 😊

덕분에 요리시간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리뷰는 테이스트 북스 서포터즈 자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집에서외식 #주현지 #요리
#테이스트북스 #테이스트북스서포터즈
#쿡북 #레시피 #독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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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
스테판 말라르메 지음, 앙리 마티스 그림, 최윤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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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의 그림과 잘 어울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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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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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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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가들의 소설가라는 별명을 가진 윌리엄 트래버의 단편 12편이 실린 단편집이다.

단편의 아버지답게 매 단편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공포를, 슬픔을, 애절함을, 멍함 등 다양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짧은 단편들이지만, 매 단편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서야 물밀듯 밀려오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그만큼 각 단편들이 가진 스토리의 힘과 밀도가 높다는 말일 게다. 때론,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친절하지 않은 서사는 입체적인 공간감을 느끼게 해주고, 애매한 결말과 밀도 높은 문장들에 생각이 한동안 머물었다.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이지만 곱씹어 읽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 편이다.

'고인 곁에 앉다' 편의 에밀리는 평생 자신을 모욕한 남편이 죽자, 그를 위해 구원의 기도를 올리며 비록 껍데기뿐이지만 그에 대한 사랑의 잔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녀의 영혼마저 남편에게 잠식당한 에밀리(27p)의 사랑과 표제작 '밀회' 의 불륜커플이 사랑하는 방식과 헤어지는 방식, '신성한 조각상' 에서 남편의 미래를 위해 자식을 팔 생각까지 한 코리의 사랑, '큰돈' 편에서 피나와 존마이클이 사랑한 것은 서로가 아니라 부자의 환상을 심어준 '미국'이라는 나라였다는 사실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는 단편들을, 때로는 공감하고 때론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게 사랑이 아닌 것이 아님을 나는 안다.

'그라일리스의 유산' 편은 좋아던 단편 중 하나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그라일리스는 자신 앞으로 상속된 유산을 받을지 말지를 고민한다. 그 돈은 한때 '독서'라는 같은 취미를 공유했던 여인이 죽으며 남긴 유산이다. 그라일리스는 끝내 유산을 거부하는데 그 이유는 The past is in the past. 라는 것. 이런 조용한 사랑도 있다.🔖두 사람은 감정을 건드리지 않았고, 후회나 과거에 있을지도 모를 것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녀는 지나간 과거를, 그는 아직 그곳에 있는 것을 배신하지 않았다. (103p)

'로즈 울다' 편의 로즈는 부버리씨의 말 없는 고통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비밀과, 배신과, 기만을 한꺼번에 자각하고 눈물을 터트려 버린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중 로즈의 눈물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나.

트레버는 인생 속에 벌어지는 많은 일들과 그 속에 섞인 다양한 감정들을, 우리가 모두 이해할 수 있다란 착각을 버리길 바란다. 이해하지 못하는 건 타인의 삶뿐 만이 아니라 때로는 나 자신의 감정도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흐르고 그 안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감정들이 미래의 우리들에게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 두고 볼 일이라는 듯 속삭인다.

🔖그는 기억 밖에서는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던 것을 건드렸다. 기억 속에서는 모든 것이 영원히 그곳에 있었고 아무것도 변할 수 없었다.....기만이 조용한 사랑을 기렸다. (120p)

🔖아버지의 죄책감은 자신이 아내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고, 어머니의 죄책감은 아버지가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을 이용했다는 것이었죠. 두 분은 수치심을 느꼈지만, 우리의 대화 속에서 두 분의 정신은 온화해요. 죄책감이 늘 끔찍한 것도 아니고, 수치심이 늘 무가치한 것도 아니죠.(153p)

🔖두 사람이 사랑한 것은, 너무나도 사랑한 것은 미국이었다. 사랑의 환상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도 미국이었고, 서로를 더욱 좋아하게 만든 것도 미국이었다. (227p)

🔖그 둘은 사랑을 지니고서 몸을 떼고 서로에게 멀어져 갔다.(287p)

*한겨레 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밀회 #윌리엄트레버 #한겨레출판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하니포터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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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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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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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도의 혹한의 세계에서 사는 주민들의 노동으로 얻은 전력 에너지로 일부 운영되는 인공의 세계, 스노볼. 스노볼의 주민들은 액터 또는 디렉터로 그들의 리얼한 삶을 팔아 살아간다.

재난 이후, 희망을 상실한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거짓 세계 스노볼을 만들어 동경하게 만든 이본 그룹, 이본 그룹은 사람들에게 스노볼의 환상과 희망을 주고 그들의 노동력으로 얻은 전력을 갈취한다. 이본 그룹에 의해 선택된 액터, 디렉터들도 인기도에 의해 스노볼 주거권이 주어지기에 액터, 디렉터들은 스노볼 안에서도 경쟁 싸움이 치열하다. 스노볼은 결코 동경할만한 유토피아가 아니다.

1권은 '고해리 프로젝트'의 진실을 알기까지 속도감 있게 몰입해 읽었다. 2권은 반전의 반전을 보며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갔다.
소설을 읽으며 여러 영화들(설국열차, 헝거게임, 트루먼 쇼 등)이 복합적으로 떠올라 가상의 세계를 상상하며 읽는 게 어렵지 않았다. 또한, 각 캐리터들이 활어처럼 살아있어 몰입이 잘 됐던 것 같다. 지금같이 추운 시기에 딱 맞는 소설이다.

자상한 이미지의 가면을 쓰고 자신의 제국을 유지하고 살인은 물론, 사람을 한낱 도구로 이용하고 온갖 거짓을 은폐 하려는 이본 그룹이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액터들의 인권을 짓밟고 살생까지 서슴치않는 디렉터들, 스노볼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범죄자들이나 반역자들을 비인간적으로 이용하는 운영 시스템 등,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면도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마지막, 이본 그룹을 무너뜨리려던 신이채 대표의 숨은 그림은 소름 돋는다.

전초밤이라는 소녀가 거대 제국 이본을 무너뜨리기까지의 여정을 바라보며 끝을 모르는 인간의 탐욕과 그에 맞선 꺼질듯하면서도 결코 꺼지지 않는 희망과 정의, 뻔하지만 다행이다.

영화화가 결정됐다는데, 스노볼과 거울 엘리베이터, 지하관 등을 어떻게 구현해 낼지 무척 궁금해진다.

🔮❄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생존하기에는 결함을 지녔어요,....다들 공포를 잊으려고 남의 사소한 결함에 집중하는 거죠.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고 싶은 사람일수록 더더욱.

🔖영웅은 타인을 위해 세상을 구하겠지만, 평범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거야

🔖네가 오늘 한 가지를 포기했다고 해서 내일도 똑같은 상황이 이어지리라고 기대하지는 마. 내일이 오면 이본은 네게 두 가지를 포기시킬 거고, 모레가 오면 세 가지를 포기시킬거야. 그렇게 네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질 테고, 결국 네가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것마저 모조리 빼앗기겠지.

#스노볼 #박소영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생존게임 #sf소설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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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보다 몽롱 - 우리 여성 작가 12인의 이토록 사적인 술 이야기
허은실 외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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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도서

🥂
사울 레이터의 사진 위로 와인이 튄 자국인 듯한 표지가 강렬하게 시선을 끄는 이 책은, 여성 문인 12명이 쓴 '술'을 주제로 한 앤솔러지이다.

세상을 너무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로만 들여다보면 너무 선명하고 날카롭게 보이니깐, 눈을 돌리고도 싶으니깐, 그 유리를 조금 뿌옇게 만들면 세상이 조금 부드럽게 보일까, 나에게 조금 다정할까 싶은 마음에 한 잔, 두 잔 술잔을 기울인다. 작가에겐 창작의 불씨를 던져 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내어보게도 한다. 그러나, 술은 깊은 후회의 나락으로도 떨어지게 만드는, 천사와 악마의 이중성을 가진 요물이다.

내가 술을 한창 마시던 시절에는 여자 혼자 혼술 하는 일은 쉽게 상상되지 않던 때다. 언젠가 딱 한 번 친구랑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헤어졌는데 너무 아쉬워서 좋아하는 바에 혼자 간 적이 있었다. 바에 앉아서 칵테일 한 잔을 시키는데 그 취한 와중에도 옆자리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사연 있는 여자처럼 보였나, 건드리면 쉽게 넘어올 여자처럼 보였나. 기분 좋게 들어 왔다가 기분 잡치고 나갔던. 그 이후론, 혼자 술마시러는 절대 가지 않았다.

나도, 술에 얽힌 일화가 참 많다. 말하기 부끄러운 일도 있고생각하면 슬퍼지는 일도 있고, 뱃속을 간질이며 웃음이 나는 일도 있고 얼굴이 붉어지며 화가 나는 일도 있다. 12편의 글을 읽으면서 나의 과거가 자꾸 떠올라 술 한잔 생각이 간절하게 났다. 특히, 결혼 전, 음악동호회 사람들과 카페를 빌려 밤새 재즈와 락을 들으며 술 마시고 떠들던 추억은 실로 오랜만에 꺼내본다. 술병 탑을 쌓으며 먹던 주량은 기나긴 임신과 육아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져 지금은 맥주 한 잔이나 와인 한 잔이 딱이다. 술이 주는 기쁨과 슬픔은 누구든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혼술 하러 술집에 들어왔다가 12명 손님 (심지어 작가님들!!) 들과 각각 한 잔씩 주고 받으며 웃다가, 심각해졌다가, 슬프다, 흠뻑 취해 이야기를 나눈 기분이 든다.

여자 혼자 술 마시는 일이 아무렇지 않고, 술에 취해 혼자 밤거리를 걷는 일이 무섭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술이 범죄의 감형 이유가 되거나, 폭행의 변명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

🔖다시 고백하자면 나는 술이 좋다. 구체적으로는 술 마실 때의 기분이. 정확히는 연분홍 빛깔의 적당한 취기와 몽롱이... 영롱보다 몽롱. 또롱또롱보다 헤롱헤롱이 좋다. (29p)

🔖누구나 자유롭게 혼술을 즐겼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이 그저 술을 좋아하고 즐길 뿐 어떤 의도가 있어서 취하는 게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이, 정말 당연해졌으면 좋겠다. 집이 내 안식처이자 감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53p)

🔖인간의 역사는 술과 함께했고 모든 예술은 술에 빚지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95p)

🔖한 잔의 와인이나 커피는 삶을 잠시 멈추게 한다. 그 시간이 주는 여유와 평화로움은 '해야만 하는' 인생의 숙제들 사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또는 '하고 싶은' 게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171p)

🔖돌아보면 애틋하지만, 애상도 오래되면 질척해진다. 폭음 뒤에 겪는 숙취처럼. (192p)

🔖취하면 그 순간만은 누구와든 둘도 없이 가까워지는 기분, 친밀감, 동질감, 바로 거기에 중독되었던 게 아닐까. (208p)

#에세이 #에세이추천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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