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나무에게서 배운 인생의 소금같은 지혜들
우종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무를 바라보는 필자의 깊은 사색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필자는 한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나무를 관찰하고 치료하는 일들을 통해서 자신이 느꼈던 바들을 솔직하게 기술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몰랐었던 나무의 여러 속성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나무를 통해 배운 필자의 깊은 인생 지혜를 볼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산책과 등산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그동안은 주변의 나무와 풀들에 그리 많은 시선을 주지는 않았다. 늘상 그렇게 있었기에, 늘 그렇게 변함없었기에..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은 후, 다음 날 산책을 할 때 나무는 나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나무에게 새롭게 다가갔다고 해야 하겠다.
그 나무들이 서있는 모습, 뻣어나간 줄기의 모양, 여러 나무가 함께 어루러진 모습들을 보면서 인간사가 나무보다 참 못하구나 한 생각이 들었다. 옆 나무에 피해가 없도록 틈새로 뻣어나간 가지모양을 보면서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인간사가 안타까웠고, 여러 나무가 어루러진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공간을 오픈하지 못하고 높은 담을 쌓는 인간의 외로움이 씁쓸했다.
필자는 나무를 돌보면서 인내를 배웠고, 나무를 키우면서 육아를 배웠고, 보잘것 없는 나무를 보면서 존재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나무의 모습도 부러웠지만, 그런 나무를 보면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한 필자의 겸손과 안목에 더욱 감명을 받았다.
내가 나무처럼 살 수 있을지, 그리고 나무를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이 뭔가 잘못되어감을 느낄 때, 적어도 한 번, 나무를 바라보고 물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