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와인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7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하진화 옮김 / 레모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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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렌 네미롭스키의 작품들에서 모녀 사이의 지독한 애증을 빼놓곤 이야기할 수가 없다. 고독의 와인도 그랬다.

p. 54 / 사랑이 그러하듯 천 가지 이유가 있으면서도 동시에 아무 이유도 없는 증오였다. 사랑을 말할 때처럼 ‘어머니는 어머니였고, 나는 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증오였다.

전쟁과 혁명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러시아, 핀란드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이어지는 장소의 변화, 시간의 흐름 속에 한 여성이 어떻게 성장해가는지를 따라가며 읽는 소설이었다.

p. 253 / 마땅히 아이여야 했을 때 아이로 살지 못한 사람은 결코 다른 이들처럼 성숙해질 수 없는 법이야. 너무 빨리 추위와 바람을 맞아버린 과일처럼 한쪽은 시들고 한쪽은 덜 익은…

이렌 네미롭스키의 소설 속 여자들은 대체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으나 엄마는 되지 못한 한계를 지닌 것 같다. 사랑의 대상이 끝끝내 자신이어서 불행을 양산하고 마는 악순환의 반복이랄까. 사랑받지 못한 자녀, 딸은 그 증오의 마음을 복수하는데에 일평생 쓰느라 본인은 결국 아무 것도 없이 홀로 남는 엔딩이다.

p. 281 / 삶은 계속 됐다. 무분별하고 빠르게,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쉼 없이 헛되이 달려가는 경주처럼.

복수는 다 태워야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에 아무 것도 남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것이고. 과연 복수 끝에 행복해지는 결말이 현실에 있을까.

📚
고전이 ‘읽힌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느끼게 한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의 완간을 축하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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