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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난바다
김멜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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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난바다,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고 상당한 두께감에 대체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있는 기분이었다.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읽을 땐 겉돌다가 흥미를 잃거나 미로속을 헤매면서도 끝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하는데 다행히 이 소설은 후자였다. (사실 난 이야기가 2/3를 지나갈 때까지도 헷갈리는 지점들이 많았다🙄)

제목의 의미도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됐는데, 난바다는 먼바다를 뜻하는 말로 땅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아니라 바다를 뒤로 한채 배를 타고 멀리 갔던 사람의 ‘나온 바다’라는 의미란다. 제목이 담은 시점의 새로움만큼 이야기의 전개방식도 단순하지가 않았다. 인물들도 여러 이름으로 지칭되고. 그래서 마지막에 가서야 정리가 된다. 두꺼운만큼 긴 여정을 따라가야 되는 소설인데 희한하게도 읽다 말게 되지는 않았다. 나에겐 그 점이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인 것 같다.

6물에서 시작해 1물로 끝나는 이야기. 한번에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는 소설이 아니어서 코멘터리북도 같이 보내주신게 아닌가 싶다.

#김멜라 #장편소설 #리듬난바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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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은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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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작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니다. 굉장히 그럴 성향이지만 희한하게 문학에 있어서 만큼은 상받은 작품보다 내 취향이 더 우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독서습관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라 이 책도 만나게 되었다.

수상작품집에 실린 이름은 내가 전부 아는 작가들이나 작품을 읽어본 적 없는 작가도 있었다. 대상을 받은 최은미 작가님이 특히 그랬는데 그 낯섦에 제목도 한몫을 더했다. 그치만 수상작품집을 다 읽고나면 왜 김춘영이 대상일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나 역시 잔상만큼 여운도 오래 가서 제일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게 되는 것이다.

눈, 탄광, 구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젠 사라지고 없는 것들에 대하여, 쓸쓸함.
최은미, <김춘영>을 읽고 남은 것들

김혜진 작가님의 빈티지 엽서도 참으로 좋았는데 난 아무래도 타인의 삶을 탐구하는 세심한 시선에 늘 반하게 되는 모양이다. (더 적확하게 잘 표현하고 싶지만 여전히 두루뭉술하게 좋다는 말밖에 하지 못한다는 것이 못내 속상하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된 건 사소한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그걸 알아야 해요.
김혜진, <빈티지 엽서> 중에서

수상작품집을 읽으면서 제일 기뻤던 건 작품마다 작가노트와 리뷰가 있다는 것이었다. 나의 부족한 작품 해석에 큰 도움을 주었으므로. 거기에 (나에게만)새로운 작가의 발견까지👀 이렇게 또 나의 작가 리스트가 업데이트 되었다.

#2025김승옥문학상수상작품집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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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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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 라는 소설을 무척 좋아해서 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마음이었다. 기다림 끝에 만난 신작 오직 그녀의 것은 편집자라는 직업과 편집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주인공인 석주를 통해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이야기였다. 실제와 얼마나 다를까 싶을 상세한 묘사에 내가 출판업계에 일하는 것처럼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고, 석주의 일상에 일하는 내모습을 포개어 보기도 했던 것 같다.

책을 귀히 여기는 이에겐 반드시 가닿을 이야기,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는 열정 속에 사랑이 있었다.

책을 좋아하나요?

#문학동네 #오직그녀의것 #김혜진 #장편소설

📚밑줄 그은 문장들

석주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어째서 책만드는 일이 아니라 글쓰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여겼는지 알 수 없으나 당시엔 그것만이 불확실한 장래를 구원해줄 유일한 희망처럼 보였다. p.85

오래도록 그녀에게 열정은 한순간 사람을 사로잡는 무엇이었다. 그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의지라는 것. 그것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는 것. 그 시절, 석주의 열정은 사람을 단번에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만히 길들이는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일에 집중되고 있었다. p.87

마치 자신이 그 책을 택한 것이 아니라 그 책이 자신을 택하기라도 한 것처럼. p.112

삶이 아주 길다고 믿었던 시절, 자신이 어떤 책을 만나고, 또 어떤 책을 만들지 알 수 없었던 시절, 모든 것이 막연한 가능성에 불과하던 시절. 석주가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삶을 가만히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p.113-114

그러나 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경험이 쌓여도 능숙해지지 않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에겐 사람을 만나는 일이 그랬다. 그것은 늘 처음처럼 어려웠고 익숙해지지 않았다. p.129

처음 손을 뻗어 한 권의 책을 꺼낼 때의 설렘, 애호를 넘어 감탄으로 번져가던 그 마음은 작가를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거기엔 펼치고 넘기고 읽는, 책이라는 형식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p.184-185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게 견딜 만해졌고 마침내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어떤 감정들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p.252

좋아하는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밉고 싫고 그만두고 싶어도 꾸역구역 해나가게 되거든요. 예전에 제 사수가 그러더군요. 뭘 좋아한다는 게 원래 그런 거라고. 더 좋아하고 많이 좋아할수록 마음 다칠 일이 많다고. p.253-254

이야기가 향하는 곳이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허구의 서사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밀한 기억과 감정이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실은 읽는 행위의 전부라는 것 또한.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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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쓰, 웁쓰 - 비움을 시작합니다
미깡 외 지음 / 에피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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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쓰, 웁쓰> 라임 쩌는 제목이 힙하게 느껴진 책.
음쓰에 대한 에세이 모음인 줄 알았는데
비움에 대한 저마다의 삶의 지혜가 담긴 책.
얇아서가 아니고 흥미로워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책.

읽기 전엔 잘 몰랐다. 이 책이 음식물처리기 업체랑 관련있을 줄은. 하긴 음쓰에 대한 에세이라니 세상 낯설지 않은가. 그럼에도 궁금했던 건 책 제목과 필진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손현님 글을 좋아하는 편👀)

1. 미깡님의 엽편소설이 재밌지 않았다면 쭉 읽어내지 못했을 것 같다. 음쓰 버리기를 두고 펼쳐지는 신혼부부의 다툼이 무척이나 현실적이었는데 음쓰 처리기를 구입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걸 보며 웃음이 났다. 요즘은 적절한 가전이 가정의 평화를 지킨다.

2. 손현님의 에세이는 음식물 처리기가 임무를 완수하는 시간동안 본인의 달라진 일상을 돌아보며 쓴 글이었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썼던 시절을 지나 육아일기를 쓰는 아빠로의 변화, 그 시간을 통해 배운 삶의 지혜가 담겨 있었다. 특히 인생의 오전과 오후에 대해 쓴 메모가 인상적이었다.

3. 임수민님의 에세이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많은 밑줄을 쳐가며 읽었다. 때려치고 싶다, 떠나고 싶다를 밥 먹듯이 하는 나에게 주는 따끔한 충고들이었다.

“ 해결책은 새로운 그곳에 있지 않다. 사실 지금의 문제는 내가 속해 있는 장소나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의 탓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비움은 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도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식으로 채워 가는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휙 떠나 버리고 싶어 한다면 그 충동을 이겨 내고 내가 가장 외면하고 싶은 바로 그 지점을 향해 집요하게 돌진하기 바란다. 해결책은 반드시 그 곳에 있다. ”

4. 정두현님의 에세이는 음식과 닮은 사람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화하는 삶 속에서 많은 것들이 달라지겠지만 지나간 인연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함을 언급하는 부분이 좋았다.

“ 정성것 만들고, 기꺼이 나눠 먹고, 때가 되면 치워야 한다. 다만 그 순간들이 얼마나 맛있었는지만은 잊지 않도록, 버리는 마지막까지 예쁘게 하는 일.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한다. ”

서로에게 환희를 가져다 줬던 순간을 훼손하지 않도록.

5. 이민경님의 에세이는 내가 이 책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글의 내용을 담고 있어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더없이 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먹고사니즘과 음쓰 줄이는 방법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는 이야기 하나쯤은 있어야지. 요리를 하면서 느끼는 마음을 (요리를 하지 않는)내가 잘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요리가 요령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아는 것처럼 음쓰를 줄여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음식을 소중히 대할 수 있을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나아지리란 저자의 바람도 뭔지 알 것 같다.


그 어떤 쓰레기보다 피하고 싶은 음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좀처럼 상상이 안갔던 이 책은 다섯개의 다채로움을 담아내 생각보다 흥미로웠고 (심지어) 재미있었다. 이런 주제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게 신기했고, 제목이 가진 힙함 덕분에 음쓰가 유쾌함까지 갖추게 된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이상하다ㅋㅋㅋㅋㅋ

#음쓰웁쓰 #에피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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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춤을 추세요
이서수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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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제 알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읽는내내 작은 흥분감이 있었다. 이서수의 소설 속 인물들이 마치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같고 어쩌면 그게 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가 빚어내는 모녀관계가 낯설지 않았다. 나와 엄마 같기도 했고 내가 바라는 엄마와 내모습 같기도 했다. 그리고 단편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찌질함을 조금씩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나의 찌질함과 동기화 되기도 했다. 아 몰라 나 그냥 이서수의 소설이 좋은 거 같아. 내 이야기 누가 여기다 써놨어.. 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

그래서 저도 춤을 춰야 될 것 같아요💃🏻
아쉽지만 선매 이모처럼은 안될 것 같고요(뚀륵)ㅋㅋㅋ

#문학동네 #이서수 #소설집 #그래도춤을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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