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소설은 성인이 된 후로 처음이다. 청소년일 때는 잘도 읽었으면서 왜 거리를 뒀을까. 더이상 청소년이 아니라서? 난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은 피하고 있었다. 당시의 내모습, 내 감정을 복기하고 싶지 않았다. 낱낱이 기억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소설 속 아이들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인생임을 안다. 조숙했던 나도 알았다. 그리고 남들보다 일찍 철들 수밖에 없었던 내 상황이 싫었다. 스카이다이빙의 윤아처럼. 윤아는 자폐를 가진 여동생과 학교에서 짤린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고등학생이다. 그런 윤아 곁엔 천성이 밝은 도희와 전남친 필우가 있다. 작가는 비장애형제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장애인 가족의 서사를 중심에 둔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감정을 다룬 이야기는 자주 접했어도 그들의 형제자매의 이야기는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궁금했던 것도 그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어쩔 수 없이 부모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던, 그 사실조차 덤덤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그 아이들의 이야기 말이다. 청소년들은 겁이 많아도 거침이 없고, 두려움이 있어도 용기를 낸다. 잊은 채로 지내던, 그 시절 그 아이들을 만나 내 안에 사그러들던 희망의 불씨를 건져낸 기분이다. 클리셰 같은 해피엔딩보다는 현실을 여실히 담은 새드엔딩이 낫다고 말하는 메마른 어른이어도 이런 해피엔딩이어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나도 우리가 사는 이곳이 윤아와 도희, 필우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친절하고 넉넉한 세상이면 좋겠다. 그리고‘최선을 다해 좋은 쪽으로.’소설속에서 윤아가 여러번 되뇌인 이 말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p.206 작가의 말 중에서,읽은 대로 살고 쓴 대로 살겠다는 다짐을 매듭 묶듯 조이고 조였다. #문학동네청소년 #문경민장편소설 #스카이다이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