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두 얼굴
폴 존슨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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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 보고도 존경할 수 있는 인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은 이런 의문을 갖는 나도 존경할 만한 삶을 사는, 본받고 싶은 사람을 찾아(당연히 있으리라 믿고) 꽤 많은 자서전을 읽고 동경의 시선을 보내던 때가 있었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걸 지나온 시간과 경험을 통해 차츰 알게 되면서 사람의 인격과 업적을 분리해서 봐야 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더불어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 지식인의 두 얼굴이라니, 제목은 흥미로웠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지식인들의 (어쩌면 시대가 만들어줬을 수도 있는)업적에 가려진 삶의 이면을 보여주는 내용들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분명 다 다른 인물들인데 그들의 삶을 관통하는 부정적인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이를테면 자신의 아이를 인정하지도 않고 돌보기는커녕 무관심 했으며 버리기까지 했다는 것과 같은. 불멸의 고전으로 불리우는 책들을 써낸 작가들이 사생활에 있어서는 자신의 글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는 사실은 또 한번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타고난 재능을 가졌어도 인격적으로는 부족한 사람일 수 있고,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고는 하나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듯 실상은 어땠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니, (결국 인간인)지식인에게서 언행일치, 지행일치의 삶을 기대하는 것은 나의 욕심인걸까 하는. 그리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누군가를 볼 수는 있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데) 누가 누굴 평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하는 의문 또한 남는다. 하여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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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보다도 우리는 지식인들이 습관적으로 망각하는 것, 즉 인간이 관념보다 중요하고 인간이 관념의 앞자리에 놓여야만 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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